500명 노조원에 경찰 2500명… 2시간 만에 유성기업 ‘상황 끝’

2011.05.24 21:51 입력 2011.05.24 22:57 수정

유혈충돌 없이 해산·검거… 노조 간부 2명 체포 나서

파업 1주일 만에 마무리… 민노총 “25일 대응 파업”

국내 완성차 업체의 생산라인 가동중단 사태를 몰고 온 유성기업 노조의 파업이 1주일 만에 경찰 병력 투입으로 마무리됐다. 경찰은 24일 오후 4시 충남 아산시 둔포면 유성기업 아산공장에 31개 중대 250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농성 중이던 노조원 500여명을 강제해산, 모두 검거했다.

이날 오전부터 아산공장 농성장엔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이 전날 공권력 투입을 위한 진입로 확보를 위해 사측의 협조로 공장 북쪽 철조망 15m를 걷어내 공권력 투입이 임박했음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경찰은 병력 투입 직전 공장 상공에 헬기를 띄워 파업 중단을 촉구하는 유인물을 살포했다.

이날 공장 북쪽과 남쪽 울타리를 통해 공장으로 진입한 경찰은 곧바로 노조원 연행작전에 돌입했다. 농성 중이던 노조원 500여명 중 200여명은 정문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었고 나머지 300여명은 제2공장 안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었다.

경찰이 24일 오후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연좌 농성 중인 노조원들을 강제 연행하고 있다. 노조원들이 평화시위로 맞서 진압과정에서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 김영민 기자

경찰이 24일 오후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연좌 농성 중인 노조원들을 강제 연행하고 있다. 노조원들이 평화시위로 맞서 진압과정에서 불상사는 발생하지 않았다. | 김영민 기자

노조 사무실이 위치한 연구동과 본관 옥상을 장악한 경찰은 정문을 지키던 노조원들을 큰 저항 없이 연행하는 등 병력 투입 2시간여 만인 오후 6시쯤 진압작전을 종료했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들은 스크럼을 짜고 경찰과 대치했으나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적극적으로 진압에 맞서지 않아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력 투입에 앞서 노사 양측은 이날 오후 2시부터 30분간 유시영 사장과 노조 집행부가 참석한 가운데 13번째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협상은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채 끝내 결렬됐다. 노조원들은 사측에 주간연속 2교대제와 월급제 관철을 요구해왔다.

주간연속 2교대제의 경우, 노조원들의 건강과 직결된 사안으로 반드시 관철돼야 한다는 것이 노조원들의 입장이었다. 20년차 노동자라고 밝힌 김모씨는 “야간 노동은 유럽에서는 ‘2급 발암요인’으로 분류돼 관리되고 있다”며 “몸이 피곤하다 보니 가정생활은 물론 노동력에도 악영향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실제 유성기업에서는 2009년 이후 노동자 4명이 숨졌는데, 이들의 사인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과 쇼크사 등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농성장에서 검거된 노조원 500여명을 아산경찰서 등 관내 15개 경찰서에 분산 수용하는 한편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성태 지회장과 김순석 쟁의부장 등 노조간부 2명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유성기업 공권력 투입과 강제진압은 법도 절차도 최소한의 공정성도 무시한 야만적인 폭거”라며 “기업의 이익만을 위해 국가공권력이 불법을 행사한 최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공권력 행사에 대응해 일일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우선 25일 금속노조 충남지부와 대전충북지부가 대응 파업을 벌이고, 27일에는 소속 전체 노조 간부들을 아산에 집결시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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