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라이더에게 육교를 건너란 말이냐”…배민 '거리 깎기'에 항의하는 노동자들

2022.04.25 15:35

배달노동자들이 25일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내비실거리 요금제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배달료 책정 기준이 되는 배달의민족 자체 개발한 내비게이션이 육교, 역주행 등을 안내하는 등 이륜차 운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에 대한 개선과 더불어 내비게이션 오류로 인해 피해를 본 배달노동자에 대한 배상을 요구했다. 권도현 기자

배달노동자들이 25일 서울 송파구 배달의민족 본사 앞에서 내비실거리 요금제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배달료 책정 기준이 되는 배달의민족 자체 개발한 내비게이션이 육교, 역주행 등을 안내하는 등 이륜차 운영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이에 대한 개선과 더불어 내비게이션 오류로 인해 피해를 본 배달노동자에 대한 배상을 요구했다. 권도현 기자

“오토바이 라이더에게 육교를 건너가란 말이냐” “일방통행 길을 역주행해서 가란 말인가”

배달 노동자들이 배달의민족(배민)의 ‘거리에 따른 할증’을 정산하기 위해 이동 거리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실제 거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오류가 있다며 항의하고 나섰다. 노동자들은 배달의민족에 현 시스템에 있는 오류를 바로 잡고, 실제 거리보다 짧게 책정된 할증료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는 25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달의민족은 꼼수 배달료 중단하고 제대로 된 내비 실거리 시행하라”고 외쳤다.

배달의민족에서 단건 배달 주문을 수행하는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과 민주노총 배달플랫폼지부는 지난 1월, 직선거리를 기준으로 배달료를 산정하던 기준에서 내비게이션 실거리를 기준으로 배달 거리에 따라 할증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비 실거리제’에 합의했다. 이 요금 체계는 임금협약 후 3개월이 지난 4월5일부터 시험 운영을 거쳐, 12일 시행 예정이었다. 하지만 오류 발생으로 두 차례 연기된 후 지난 21일 시행됐다.

배달 노동자들은 배민의 ‘내비 실거리제’가 ‘드론 실거리제’라고 비판했다. 배달노동자들이 음식 등 배달을 위해 이동할 때는 도로교통법을 지켜서 운행을 해야 한다. 하지만 배민의 실거리제는 도로의 좌회전 금지, 일방통행 등 정보가 고려되지 않고 경로가 계산돼, 실제 라이더들이 운행해야 하는 거리보다 짧은 경우가 발생했다. 김정훈 배달플랫폼지부 서부분회장은 “우리가 수집한 콜을 보면 80% 이상의 콜이 거리가 작게 측정됐다”며 “콜당으로는 100원~200원 적게 지급되는 것이지만 1년으로 하면 많게는 100만원 이상도 임금을 적게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오류의 이유를 배달의민족이 자체로 개발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에서 생기는 문제로 봤다. 배달 노동자로 일하기 전에 IT 업종에서 일했던 김문성 배달플랫폼지부 북부분회 부분회장은 “배민이 OSRM이라는 오픈 소스를 이용해 지도 정보 시스템을 구축했다는데 OSRM이라는 시스템은 도로의 어떤 교통 관련 정보도 입력되어 있지 않는 그냥 말 그대로 순수한 지도일 뿐”이라며 “좌회전 금지와 P턴 구간이 많은 서울 도심의 상황에서 적합하지 않은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노동조합은 배달의민족에 내비게이션 오류를 정상화하고 거리 할증이 실제 거리에 맞게 적용되지 않은 노동자에게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배민이 자체로 개발한 내비게이션 오류가 현재 기반하는 소스로 불가능하다면 실생활에 사용되는 내비로 당장 바꾸라”고 말했다. 이어 “배민이 시행한 내비 실거리에 피해받는 배달노동자의 배달료를 배민이 보상하길 요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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