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 질식사망자 10년간 165명…감전·추락보다 치명률 44배 높아

2022.05.30 21:43 입력 2022.05.30 21:45 수정

사고 후 절반 가까이 숨져

오폐수·정화조·분뇨 처리

가장 위험한 밀폐공간 작업

지난해 8월 충남 당진시 소재의 한 부두 선박에서 이산화탄소 용기 호스 교체작업을 하던 노동자 4명이 이산화탄소 누출로 질식됐다. 용기의 실린더 밸브를 건드리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2019년 9월에는 경북 영덕군의 한 수산물 가공업체 지하탱크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오징어 세척 오수를 모아 놓은 지하집수조 내 수중모터 점검을 위해 밀폐공간 내부로 들어간 외국인노동자가 황화수소를 흡입해 쓰러졌다. 외국인 동료 3명이 구조를 위해 들어갔지만 모두 사망했다.

질식사고로 인한 중대재해는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30일 고용노동부가 최근 10년(2012~2021년)간 발생한 질식사고 196건을 분석한 결과 348명이 사망하거나 다쳤으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65명(47.4%)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질식사고로 인한 치명률(전체 재해자 중 사망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47.4%로, 감전이나 추락 등 평균 사고성 재해(1.1%)보다 44배 높은 수준이다. 감전(6.4%)과 추락(2.5%)의 치명률도 높은 축에 속하지만, 질식사고보다는 훨씬 낮다. 노동부는 “질식사고는 산재사고 중 가장 치명적인 재해”라고 설명했다.

질식사고에서 가장 위험한 작업은 밀폐공간에서 진행하는 오·폐수 처리, 정화조, 축산분뇨 처리작업(황화수소 중독, 산소결핍)으로 나타났다. 사망자(49명)를 포함해 사고건수, 재해자 수 등 모든 항목에서 빈도가 가장 높았다. 그 밖의 고위험작업은 불황성가스 취급 설비작업(23명 사망), 갈탄 등을 사용하는 콘크리트 양생 작업(14명 사망), 아르곤 가스를 사용하는 배관, 탱크 용접작업(13명 사망) 등이었다.

계절별로 질식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봄철이 63건으로 가장 많고, 여름철 49건, 겨울철 44건, 가을철 40건 등으로 이어졌다. 노동부는 “여름철의 질식사고 다발작업은 온도, 습도와 장마철 등 기상 여건과 상당한 연관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철희 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관은 “날씨가 더워지면 맨홀, 오·폐수 처리시설 등에서의 질식 위험성은 더욱 높아지므로 작업 전 반드시 산소 농도,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 안전한지 확인한 후 작업해야 한다”며 “연간 3명 이상의 질식재해자가 발생하면 중대재해처벌법상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한다. 예방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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