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FA 협상 미국측 마지못해 테이블로

2000.08.01 19:33

SOFA 개정협상 개최에는 독극물 방류와 매향리 사격장 폭격 피해, 술집 여종업원 살해 등 잇따라 불거진 미군관련 사건들의 영향이 컸다. 이들 사건으로 SOFA 개정 압력이 거세지고 반미감정으로까지 확산 조짐을 보이자 미국측이 서둘러 개정협상 테이블로 나온 것이다. 또 당초 형사문제에 국한했던 미국측의 개정논의를 환경과 노무 등 제분야로 확대하는 데도 기여했다.

◇독극물 방류=지난달 13일 녹색연합은 용산 미군부대 영안실에서 사체 방부처리 약품인 독극물 포름알데히드 수십병이 하수구를 통해 한강으로 방류됐다고 발표했다. 방류 사실이 알려진 지 11일이 지나서야 미군측은 “올바른 행동이었다고 생각지 않지만 한국민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형식적인 사과를 했다. 우리측 SOFA에는 환경오염 제거비용 부담과 환경정보 공개 등 엄격한 환경관련 규정을 두고 있는 미국·유럽국가간 협정과 달리 아예 ‘환경’이라는 용어가 들어있지도 않다.

◇매향리 사격장=경기 화성군 매향리 앞바다에 있는 미공군의 ‘쿠니사격장’ 때문에 지역주민들 상당수가 폭발음으로 난청에 시달리고 농가 벽에 금이 가는 등 피해를 받고 있다. 가축을 기르기도 어렵고 텔레비전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지난 5월에는 예고없이 폭탄 6발이 투하돼 주민 7명이 다치고 700여 농가가 파손됐다.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은 미군 폭격연습에 따른 피해보상과 사격장 이전을 강력히 요구하며 연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태원 여종업원 살인=지난 2월 주한미군 2사단 소속 크리스토퍼 매카시 상병(22)이 이태원 술집 여종업원 김모씨(32)를 목졸라 숨지게 했다.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매카시 상병은 SOFA규정에 따라 미군 구치소에 수감됐다. 매카시 상병은 미군측의 소홀한 관리로 한차례 탈주극을 벌이기도 했다.

〈안호기기자 haho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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