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장난’ 껴안은 ‘태산같은 父情’

2003.10.01 23:38

어린아이가 던진 돌에 30대 교사가 숨진 것에 대해 아이의 어머니가 용서를 구하며 내놓은 보상금을 고인의 아버지가 끝내 사절해 주변을 숙연케 했다.

초등학생 강모군(9)이 고층아파트에서 던진 돌멩이에 머리를 맞아 숨진 서울 충암초등학교 강모 교사(31)의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는 지난달 29일 30대 주부 박모씨가 찾아왔다.

박씨는 강군의 어머니. 박씨는 강교사의 부친 앞에서 “내가 자식을 잘못 키운 탓”이라며 용서를 빌며 “피해 보상금으로 4천만원을 내놓겠다”고 울먹였다.

그러나 강교사의 부친은 오히려 “어린 강군이 상처받지 않도록 다독여 달라”며 박씨를 위로했다. 아파트 보증금을 빼 내놓겠다고 한 피해보상금도 ‘정중히’ 거절했다.

강교사의 부친은 “형편이 어려운 박씨의 사정을 외면할 수 없어 강군의 미래를 위한다는 뜻에서 거절했다”며 “죽은 아들도 강군이 상처받지 않고 잘 자라기를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강교사의 부친은 30여년을 평교사로 교단을 지켜온 교육자. 숨진 강교사도 아버지의 뜻을 잇고자 지난해 9월 외국계 정보기술 회사 생활을 접고 교단에 선 ‘새내기 교사’였기에 장례식장을 찾은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강교사는 지난달 27일 서울 성산2동 ㅅ아파트 앞을 지나던 중 이 아파트 20층 복도에서 강군이 장난삼아 던진 돌멩이에 머리를 맞아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김정선기자 kjs043@kyunghyang.com〉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