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CNG버스 연료통 결함 알고 있었다

2010.08.11 22:16 입력 2010.08.12 10:19 수정

올초 100대중 5대 꼴 문제 확인… 시정조치 안해

시내버스 기사 노조 “대책 마련 때까지 운행거부”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100대 중 5대는 연료 용기에 결함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부는 폭발한 CNG 버스와 같은 시기에 제작된 가스용기를 장착한 버스의 운행을 전면 중단하고 일제점검을 실시키로 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교통안전공단, 한국가스안전공사와 함께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동안 전국 CNG 버스 4300대를 대상으로 특별 안전점검을 실시한 결과 전체의 4.7%에 해당하는 201대의 버스에서 용기 결함이 발견됐다고 11일 밝혔다. 이 중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연료 누출이 전체의 66.7%인 134건을 차지했다. 용기 부식은 18건, 차단밸브 손잡이 손상과 고저압 안전밸브 연결선 탈락은 12건씩 적발됐다.

조사 대상은 2005년 4월~2006년 말 등록된 시내버스 5346대다. 2005년 3월 이전에 등록된 버스는 새 용기로 모두 교체한 점을 감안해 검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서울 행당동에서 폭발한 CNG 버스는 2001년 12월 제조돼 조사 대상에서 빠졌다.

지경부는 이날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전국에 운행 중인 모든 CNG 버스에 대해 안전검사를 실시키로 했다. 하지만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결함을 발견하고도 전체 차량에 대한 시정조치를 제때 내리지 않아 폭발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폭발한 CNG 버스에 장착된 가스용기와 동일한 제품을 사용하는 버스 263대의 소재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명규 의원은 이날 “가스공사가 제출한 ‘CNG 버스 점검대상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폭발사고가 난 버스에 장착된 가스용기는 이탈리아 F사 제품”이라며 “지식경제부와 가스공사는 동일 제품을 장착한 버스 761대 가운데 263대가 어디서 운행되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에 따르면 F사 가스용기는 2000년 439개, 2001년 4476개 등 모두 4915개가 수입돼 현재 761대의 CNG 버스에 장착돼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263대는 어떤 지역의 어느 운수업체가 운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현황 자료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서울시는 폭발한 CNG 버스와 같은 시기에 제작된 가스용기를 장착한 시내버스 120대의 운행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중랑구 신내동 중랑공영차고지 CNG 시내버스 정밀점검 현장을 방문해 이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 오 시장은 “오늘부터 9월 말까지 서울에서 운행하는 7234대의 CNG 시내버스에 대해 일제점검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내버스 기사들의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은 안전 대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CNG 버스 운행을 거부하겠다고 나섰다. 연맹 강병도 사무처장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전국적으로 CNG 시내버스 운행 거부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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