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여성 고위직 비율 아시아 최저수준

2012.07.01 17:02 입력 2012.07.01 17:05 수정
디지털뉴스팀

한국에서 기업 고위직에 진출한 여성의 수가 아시아 꼴찌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국적 컨설팅전문회사 맥킨지는 1일 ‘고위직 여성비율 확대의 중요성: 아시아의 시각’이라는 보고서에서 10대 아시아 증권시장에 상장된 744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사회와 최고경영진 내 여성비율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맥킨지 조사 보고서를 보면 한국 기업 이사회 내 여성비율은 1%, 최고경영진 내 여성비율은 2%로 각각 2%와 1%인 일본과 함께 아시아에서 꼴찌 수준이었다.

이 수치는 유럽·미국 등 성평등 선진국 수준은 물론 아시아 평균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아시아 증시에 상장된 10대 기업 내 이사회 구성원 중 여성비율은 평균 6%, 최고경영진 중 여성비율은 8%로 밝혀졌다. 유럽은 각각 17%와 10%, 미국은 15%와 14%를 기록했다.

■ 기업 내 여성 고위직 비율 아시아 최저…중국, 말레이시아보다도 낮아

아시아에서 기업 이사회와 최고경영진 내 여성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는 호주(13%, 12%), 홍콩(9%, 11%), 중국(8%, 9%), 대만(8%, 9%), 싱가포르(7%, 15%) 순이었다. 한국과 일본은 이들 국가는 물론, 이슬람국가인 말레이시아(6%, 5%)와 인도네시아(6%, 5%), 인도(5%, 3%) 보다 기업 고위직 내 여성비율이 낮았다.

한국 기업 내 여성 비율은 기업 고위직 뿐 아니라 중간 관리직만 가도 여성 비율은 현저하게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대졸자 중 여성비율은 48%, 신입사원 때는 40%로 다른 아시아국가와 비교하면 평균수준은 되지만, 중간 및 고위급 관리자 때는 아시아 꼴찌인 6%로 급격히 낮아졌다.

■ 육아, 가사부담을 여성이 떠맡기 때문…여성 퇴사율도 한국이 높아

높은 지위로 갈수록 여성 비율이 급격하게 낮아지는 이유는 여성들이 육아와 가사부담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맥킨지가 조사대상 기업 내 1천500여명의 고위경영진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가장 많은 40%가 기업 임원급 승진과정에서 여성들이 직면하게 되는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 일과 가정의 양립이라는 이중의 부담을 꼽았다.

맥킨지는 이는 육아와 가사의 책임을 전적으로 여성이 도맡아야 하는 아시아 문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아시아 내 많은 직장여성이 공통으로 직면한 최대의 고민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은 응답 고위경영진의 47%가 중간 관리자급 혹은 임원급까지 승진한 여성 중 다수 혹은 대부분이 양육 및 가사에 대한 부담 때문에 결국 자발적 퇴사를 결정하게 된다고 응답했다. 이 응답비율은 아시아 평균(28%)은 물론 인도(44%), 일본(34%) 보다도 높아, 여성의 육아·가사부담을 덜어주는 문화적·제도적 변화가 여전히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 “여성 고위직 비율이 높을수록 실적 우수”…여성인력 유출은 사회적 손해

앞서 맥킨지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6개 유럽국가와 브릭스(BRICs) 기업 279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고경영진 내 여성비율이 높은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평균 자기자본수익률(ROE)과 마진 등 재무실적이 월등히 좋았다. 이를 고려하면 아시아 꼴찌 수준인 한국 기업 최고경영진 내 여성비율은 한국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맥킨지는 “기업 고위경영진 내 여성 비율의 확대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할당제 등 지원대책 도입, 재계 차원의 토대구축, 기업차원 최고경영자(CEO)의 확고한 의지와 여성인재개발프로그램, 다채로운 지원체계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준복 맥킨지 대외협력 이사는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에 직면한 우리나라에서 여성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직장에 남아 고위직까지 갈 수 있는 사회적 여건 마련이 필수적이다. 변화는 CEO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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