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 40년, 다시 열린 ‘민중의 장’ 목요기도회

2012.10.18 22:19 입력 2012.10.18 23:13 수정
이서화 기자

인혁당 피해자 가족 등 참석

1970년대 민주화·인권 운동의 상징이었던 ‘목요기도회’가 유신선포 40년을 맞아 18일 저녁 서울 연지동(종로 5가)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다시 열렸다.

‘유신잔재 청산과 역사정의를 위한 민주행동’이 주최한 이날 기도회에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 유족들과 민청학련 사건 피해자, 장준하 선생 유가족 등 유신정권의 피해자들이 함께 자리했다.

촛불교회 운영위원장 김경호 목사는 기도회에서 “걸핏하면 조작된 간첩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옥에 갇히고 죽임당했던 엄혹한 시절에 억울한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바로 이 자리에서 목요기도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목요기도회는 유일하게 민중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장이었고 유신정권의 눈엣가시였다”고 덧붙였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 유가족들(앞줄)이 18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목요기도회’에 참석해 강연을 듣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 유가족들(앞줄)이 18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목요기도회’에 참석해 강연을 듣고 있다. |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목요기도회는 1974년 민청학련 사건, 인혁당 재건위 사건 등이 터지면서 그해 7월18일 처음 열렸다. 이후 각종 시국사건 구속자·피해자 가족들과 민주화를 갈구하는 시민들이 함께하며 반독재 민주화 운동의 구심점이 됐다.

목요기도회를 처음 시작한 김상근 목사는 “우리는 당시 울고 울부짖고 폭로하고 호소하고 성명서를 내고 설교하고 기도했다”며 “앞으로 목요기도회는 소수자, 약자, 가난한 자, 비정규직 노동자, 쌍용차 해고자들을 위해 계속 열려야 한다”고 밝혔다.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인 우홍선씨의 부인 강순희씨(79)는 38년 전 목요기도회에서 한 ‘5분 연설’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당시 기도회에 참석해 남편의 재판 과정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도회는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의 강연으로 끝났다. 김 교수는 “학생 시절에 목요기도회에 온 적이 있는데 여기에 오면 신문에선 안 나오는 뉴스를 접할 수 있었다”며 “당시 내겐 빛과 같은 모임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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