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 게이트

어버이연합, 인천공항서 불법 주차업체 ‘주문 집회’

2016.04.24 23:05 입력 2016.04.27 11:06 수정

돈 받고 시위 정황…‘관제 데모’ 넘어 직업적 시위 의혹

어버이연합 회원 150여명이 2014년 3월10일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사설 주차대행업체들의 요청을 받고 공항공사의 주차정책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어버이연합 회원 150여명이 2014년 3월10일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사설 주차대행업체들의 요청을 받고 공항공사의 주차정책을 비판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 인천공항에서 불법적으로 영업해 오고 있는 사설 주차대행업체들의 요청을 받고 불법시위에 가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어버이연합 측에 돈을 건넨 정황도 포착됐다. 어버이연합이 ‘관제 데모’를 넘어 사실상 시위를 직업적으로 해 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 시위에는 추선희 사무총장도 참석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14년 3월10일 오후 2시쯤 인천공항 여객터미널에서 어버이연합 회원 150여명이 인천공항주차협동조합과 함께 불법시위를 벌였다고 24일 밝혔다. 어버이연합 회원들은 이날 ‘고객 편의 무시하고 폭언과 협박 일삼는 인천공항공사 강력 규탄한다’는 내용의 플래카드와 손팻말을 들었다.

공항공사는 여객 편의를 위해 주차대행업체를 입찰을 통해 선정한다. 하지만 인천공항에는 선정된 주차업체 이외에 40여개의 사설주차대행업체가 불법영업을 해오고 있다. 사설주차업체들은 인터넷 등을 통해 예약받거나 여객터미널 주변에서 호객행위를 한다. 어버이연합은 인천공항 주차대행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단체이면서도 공항공사가 특정 주차대행업체에 특혜를 줬다며 집회신고도 하지 않은 채 시위를 벌였다. 공항공사 교통운영팀 사무실에 난입해 무단점거 농성을 하기도 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당시 어버이연합 시위는 인천공항 사설주차업체들이 돈을 거둬 동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들은 불법영업을 하는 사설주차업체들을 인정하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어버이연합 회원들이 든 피켓 겉장을 뜯어보니 안쪽에는 ‘좌파·종북 물러가라’는 등의 내용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고 전했다.

인천공항 보안기관 관계자는 “당시 어버이연합은 관광버스 3대에 나눠 타고 왔다”며 “사설주차업체에서 개인별로 일당을 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당시 공항공사는 시위를 벌인 사설주차업체 대표 9명을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공항공사는 어버이연합 회원에 대해서는 고소·고발을 하지 않았지만 경찰은 조사과정에서 추 사무총장 등 어버이연합 간부 2명을 집시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11명에 대해 벌금 300만∼4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시위를 사주한 사설주차업체 대표 9명은 ‘벌금이 많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어버이연합 회원은 벌금형을 받아들였다”면서 “어버이연합이 시위 과정에서 돈을 받았는지는 당시에 조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기사 읽으면 전시회 초대권을 드려요!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