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7일 해외여행에도 연령 제한?

2017.11.07 00:05 입력 2017.11.07 17:52 수정

[오래전‘이날’]은 1957년부터 2007년까지 매 10년마다의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 합니다.

50세이상의 해외여행자유화 안내문이 붙은 여행사 입구(1983년) /경향신문 자료사진

50세이상의 해외여행자유화 안내문이 붙은 여행사 입구(1983년) /경향신문 자료사진

■1987년 11월7일 해외여행에도 연령 제한?

[오래전‘이날’]11월7일 해외여행에도 연령 제한?

30년 전 이날 경향신문을 보니 ‘해외여행 자유화연령을 45세에서 40세로 낮추는 시책’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1면에 실렸네요. 이게 무슨 뜻일까요? 설마 이때에는 45세 미만이면 마음대로 해외여행을 할 수가 없었다는 걸까요? 개인의 자유가 보장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이 무슨 말도 안되는 얘긴가 싶으시겠지만, 사실입니다.

지금이야 해마다 명절 연휴 때면 공항 이용객 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곤 하지만, 30년 전만 하더라도 출국 자체를 아무나 할 수 없었습니다. 당시에는 45세 미만자의 경우 해외 유학이나 취업 출장 등의 명확한 목적이 있지 않고서는 여권이 발급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이 당시는 이전보다는 요건이 완화된 편이었습니다. 기사에는 “당초 50세에서 45세로 조정됐던 해외여행자유화 연령을 다시 40세로 낮추는 자유화 시책”이라는 문구가 나오는데요. 문구 그대로 당시보다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연령 제한이 50세였습니다. 또 1983년 이전에는 일반인들에겐 아예 관광 여권 발급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해외여행이 추천제로 이뤄져 일반인들에겐 관광 목적의 해외 여행이 불가능했습니다. 일부 부유층이나 고위직들의 전유물이었습니다.

이유가 뭐였을까요? ‘외화 유출을 방지’, 또 ‘북한을 비롯한 공산권 국가의 공작원과의 접촉 우려’ 등으로 출국을 제한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1981년 복수 여권 발급제가 도입되고, 1983년에는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관광 여권이 발급되기 시작합니다. 또 88서울 올림픽을 앞둔 1987년, 제한 연령이 50세에서 45세, 다시 45세에서 40세로 완화된 거죠. 그리고 2년 뒤인 1989년, 연령 제한이 철폐되면서 해외여행자유화가 이뤄집니다.

다만 지금도 만 5세 미만은 혼자서 해외여행을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물론 보호자를 동반하면 가능하죠.

■2007년 11월7일 ‘서사’ 보다 ‘문체’

[오래전‘이날’]11월7일 해외여행에도 연령 제한?

요즘 핫한 영화, 뭐가 떠오르십니까? ‘범죄도시’라고요? ‘흥행’에선 그럴지 몰라도, ‘이슈’에서는 ‘남한산성’도 못지 않습니다.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서 청군에 포위된 인조와 조정 대신, 민초들의 47일을 역사와 상상력을 조합해 재구성했죠, 요즘 하수상한 국제 정세 속 한국의 처지와 맞물려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10년 전에도 ‘남한산성’이 핫 이슈였나 봅니다. 다만 이때의 ‘남한산성’은 영화가 아닌 소설이었습니다. 10년 전 이날 경향신문에는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이 대산문학상 소설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는 짤막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문장은 한 줄이지만 앞에 “올해 문학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던”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네요.

2007년 출간된 소설‘남한산성’은 지난 10년간 60만 부 이상 판매됐습니다. 베스트셀러가 된 거죠. 당시의 국제 정세는 지금과는 달랐습니다. 그럼에도 베스트셀러가 되고 “문학시장을 뜨겁게 달군” 것을 보면 이 작품의 인기가 꼭 ‘정세와 맞물렸기 때문’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당시 한 평론가의 평을 빌리자면 이 소설은 “상상력, 서사성, 유머 등으로 무장한 2000년대 젊은 작가들의 주류 소설과 다른 길을 걸었다” “유머보다는 비장미를, 서사성보다는 문체를, 사건보다는 인물들의 심리 분석을 더 부각시켜 다른 예술장르가 제공할 수 없는 ‘문학적인 것’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는 독자층을 품어안았다” “그 속에서 위정자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과 고통받는 대중에 대한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현 정세와 맞물린다는 매력과는 별개로 ‘남한산성’ 자체가 갖고 있는 문학적 매력도 한번 음미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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