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서 카트가 사라졌다···이제 기차서 볼 수 없는 ‘귀성 풍경’들

2018.09.22 12:08 입력 2018.09.22 12:12 수정

1985년 열차 안에서 홍익회 소속 판매원이 카트를 끌고 지나가며 먹거리를 판매하는 모습.|경향신문 자료사진·네이버 옛날사진

1985년 열차 안에서 홍익회 소속 판매원이 카트를 끌고 지나가며 먹거리를 판매하는 모습.|경향신문 자료사진·네이버 옛날사진

평소 KTX를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은 이미 눈치를 채셨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커피며 간식거리를 판매하던 KTX 열차 카트는 이제는 볼 수 없게 됐다는 것을요.

코레일은 올해부터 열차 내 카트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코레일 관계자는 “음식을 미리 구입해서 열차에 탑승하시는 분들이 많고, 카트가 왔다갔다 하면서 고객 불편을 일으켜 없애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자판기를 곳곳에 놓았습니다. 물과 간식거리는 자동판매기에서 살 수 있습니다. 특실에서는 승무원이 물과 간식, 신문을 제공합니다.

열차 내 먹거리 판매 업무는 과거에는 철도청 소관 재단법인인 홍익회가 맡았습니다. 코레일은 2008년 홍익회를 없애고 코레일관광개발을 만들어 열차 내 판매와 접객업무를 이 자회사에 위탁했습니다.

열차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으로는 ‘바나나맛우유’가 꼽혔습니다. 2013년부터 4년동안 부동의 1위였습니다. 맥주와 삼색오징어도 인기 상품이었습니다.

카트가 없어지면서 원래 판매 업무를 하던 코레일관광개발 소속 직원들은 승무원으로 업무를 전환했다는 게 코레일 쪽 설명입니다.

2012년 판매되던 레일락 주먹밥세트.|코레일관광개발 제공

2012년 판매되던 레일락 주먹밥세트.|코레일관광개발 제공

한때 코레일관광개발은 ‘레일락’이라는 이름의 도시락도 판매했습니다. 승차권을 예매할 때 5000원~1만원 가격의 도시락을 미리 주문하면 탑승 후에 승무원이 자리로 가져다 주었는데 지금은 이 서비스는 중단됐습니다.

철도가 깔린 이래 근 80년간 계속돼온 먹거리 판매 업무가 중단된 데는 계속 빨라지는 열차의 속도도 한 몫을 했을 것 같습니다.

1905년 경부선이 운행을 개시했을 때 서울에서 부산까지 17시간이 걸렸습니다. 2004년 KTX 개통 당시 이 시간은 2시간40분까지 단축되었고 이제는 2시간15분까지 줄어들었습니다. 끼니 간격보다도 훨씬 짧은 시간입니다.

현재 운행되는 가장 느린 열차인 무궁화호를 타도 5시간30분정도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갈 수 있습니다.

한때 식당칸까지 운영되던 무궁화호에서도 먹거리는 이제 자판기에서만 살 수 있습니다.

무궁화호와 새마을호에는 2008년부터 4호차에, 새마을호는 2호차에 열차카페를 만들어 운행을 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판매는 부진해졌고 이 공간은 주로 입석 승객이 점유하는 곳이 되었버렸습니다.

올 초부터 도입된 무궁화호 카페 객차.|코레일 제공·연합뉴스

올 초부터 도입된 무궁화호 카페 객차.|코레일 제공·연합뉴스

코레일은 올해 기존의 열차카페 공간에 지하철처럼 벽 쪽에 붙은 긴 의자(롱시트)를 놓아 새로 꾸몄습니다. 주중에 정기승차권으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나 입석 승차권을 소지한 사람들이 자유롭게 앉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간이 테이블도 놓였습니다.

기존의 판매 공간은 사라졌고 대신에 역시 자판기가 놓였습니다.

9월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북은 금년 내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을 위한 착공식을 갖기로 하였다’는 내용이 담긴 ‘9월 평양공동선언문’에 서명했습니다.

남북으로 철도가 연결되면 기차 안 풍경은 지금과는 또다른 모습이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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