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일 123층, 한국 최고 빌딩의 탄생

2019.04.01 00:31 입력 2019.04.02 14:18 수정

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2009년 4월1일 123층, 한국 최고 빌딩의 탄생

2017년 1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민관 합동 소방재난 대응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2017년 1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민관 합동 소방재난 대응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서울의 또다른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송파구 잠실동의 롯데월드타워. 이 빌딩은 123층·높이 555m에 달하는 국내 최고(崔高)층 건축물로, 건물 내 쇼핑몰과 영화관 등 각종 문화·편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10년 전 오늘 경향신문 1면에는 롯데월드타워(일명 제2롯데월드) 건립이 최종 확정됐다는 소식이 실렸습니다. 기억하고 계실 테지만, 이 타워가 들어서기까지는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이날 기사에 따르면 전날인 2009년 3월31일 정부는 정부중앙청사에서 권태신 국무총리 실장 주재로 민관합동 행정협의조정위원회 본회의를 열어 제2롯데월드 초고층 신축을 허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는 “초고층 건물이 비행 안전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국방부 의견을 받아들여 제2롯데월드 건축을 불허했던 2007년 7월 행정협의조정위 본회위의 결정을 2년 만에 뒤집은 것이었습니다.

당시 정부는 제2롯데월드 건축 허용 결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제2롯데월드 사업비는 외자 10억달러를 포함해 1조7000억원이고, 롯데 측은 2만300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제2롯데월드 신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오래 전 ‘이날’]4월1일 123층, 한국 최고 빌딩의 탄생

제2롯데월드 건립 논란이 시작된 것은 이보다도 한참 전인 1988년입니다. 당시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한국에 세계적인 랜드마크 타워를 건설하겠다”며 송파구 신천동 29번지 일대 8만7603㎡를 서울시로부터 사들였습니다. 1994년 5월 서울시에 송파구 비행안전구역 바깥에 초고층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지 질의했고, 이후 “비행안전구역 밖 부지는 군용항공기지법상 해당사항이 없다”는 답변을 받았지요. 이듬해인 1995년 11월 이 땅에 최고 100층 높이 402m의 건물 설계안을 송파구에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공군이 반발했습니다. 공군은 “제2롯데월드가 비행안전을 위협한다”며 줄곧 반대 입장을 유지했고 건설교통부도 2006년 4월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2006년 5월 서울시는 그해 2월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통과시켰던 건립 계획을 유보하고 말지요. 이듬해 7월 결국 정부가 제2롯데월드 건립을 불허하기로 최종결정하면서 제2롯데월드 논란은 일단락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은 반전됐습니다. 비행고도제한을 주장하던 공군이 입장을 180도 바꾼 것인데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그해 2월 국방부장관에게 제2롯데월드 건설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이 발단이 됐습니다. 이후 공군측은 제반 조치가 이뤄진다면 서울비행장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을 바꿨습니다. 공군은 롯데그룹이 비용을 부담한다는 것을 전제로 동편 활주로 각도를 3도 변경하기로 했고요. 김영삼 정부 때 처음 계획이 나온 뒤 14년간 좌초됐던 사업이 이명박 정부 출범 1년 만에 허가를 받게 된 것입니다. 정부는 2009년 3월31일 논란을 거듭하던 서울 잠실 제2롯데 월드 건축을 허용하기로 최종 확정했습니다.

건설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각종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공사장에서 다수의 인부들의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석촌호수는 수위가 낮아지고 건물에서 도로침하와 균열이 발견됐습니다. 또 주변 도로에서 다수의 싱크홀(지반침하)이 발견돼 주민들이 불안에 떨기도 했지요. 개장 초반 ‘위험 건물’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입점 상인들이 울상이라는 소식도 들려왔습니다.

또한 롯데그룹이 제2롯데월드 건설과 관련해 정부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일부 의혹은 사실로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2월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국회의원은 2008년 당시 청와대 국방비서관실이 제2롯데월드 건설과 허가를 위해 작성한 문건을 공개했습니다. 해당 문건에는 구체적인 시간표와 반대 여론 무마 방법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 시기 감사원도 이에 대한 감사에 돌입했습니다. 약 10개월 후인 지난해 12월 감사원은 “이명박 정부가 제2롯데월드의 신축 허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서울공항의 비행안전성이 저해되는 점을 무시했다는 의혹은 근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당시 정부가 롯데 측에 과도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있었지만 위법·부당한 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어렵사리 탄생한 롯데월드타워가 오는 3일이면 개장 2주년을 맞습니다. 다행히 개장 이후에는 전처럼 사건 사고 뉴스가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의 명실상부한 랜드마크가 된 만큼 앞으로도 사고 없이 안전하기만을 바랍니다.

롯데월드타워가 어떤 과정을 통해 탄생했는지 아래 정리뉴스에 상세히 소개됐습니다. 관심있는 분들은 이 기사를 클릭해보세요.

[정리뉴스]롯데는 어떻게 한국 공군을 제압하고 제2롯데월드를 세웠나

■1999년 4월1일 “장난전화 걸단 큰코 다친다”

[오래 전 ‘이날’]4월1일 123층, 한국 최고 빌딩의 탄생

올해도 어김없이 만우절이 돌아왔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장난 한 번씩 치셨나요?

소방서는 매년 만우절이면 장난 전화로 몸살을 앓는 곳 중 하나인데요. 20년 전에도 소방서를 속이려는 ‘장난꾸러기’들은 많았나봅니다. 1999년 4월1일자 경향신문에는 장난꾸러기들을 향한 경고성 기사가 실렸습니다. 기사는 “예년 같으면 4월1일 만우절을 앞두고 비상을 걸렸을 서울시내 각 소방서가 올해는 다소 느긋한 모습”이라며 이전과 다른 소방서의 분위기를 전합니다.그 이유는 바로 종로·중구 등 서울 여러구에 ‘119 발신자 위치추적 시스템’을 설치 및 가동중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장난전화 적발시엔 1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도 처하고요.

기사에 따르면 1998년 한해동안 접수된 신고전화 400만건 중 장난·허위로 인한 전화가 250만건에 달했다고 합니다. 오인출동은 5000건이 넘었다고 합니다. 만우절엔 평소보다 2~3배 많은 장난전화가 걸려왔다고 하니, 참 골치가 아팠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최근엔 이 만우절 장난전화가 대폭 줄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서울 종합방제센터는 지난해 4월1일 오후 5시까지 허위·거짓 신고 사례가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센터 관계자는 당시 “112와 119 허위 신고에 형사책임을 묻고 민사 소송도 제기하는 등 대응이 한층 강경해진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역시 ‘강력한 처벌’만이 정답일까요. 아니면 그저 장난을 칠 ‘다른 공간’을 찾은 것 뿐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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