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성폭력’ 사과한 오세훈, 서울시 장례 책임자 ‘좌천’ 인사 조치

2021.04.20 21:21 입력 2021.04.20 21:22 수정

관련 직원들 재조사…성범죄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 13일 만인 20일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와 가족, 국민에게 사과했다. 또 당시 사건 관계인들에 대한 재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함께 전임시장의 장례를 서울시 기관장(葬)인 ‘서울시장’으로 치른 책임자에 대한 인사조치를 단행했다. 박 전 시장 사건과 관련해 서울시 차원의 인사명령 조치가 내려진 것은 처음이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오 시장은 “전임 시장 재직시절 있었던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해 서울특별시를 대표하는 현직 서울시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여간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시간을 보낸 피해자와 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발표에서 박 전 시장 성폭력 사건과 관련 있는 직원들에 대한 재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경찰수사 발표와는 별도로 자체조사를 진행한다는 것이다. 사건 피해자의 피해 호소과정 및 인사를 둘러싸고 거론됐던 인물들은 조사결과에 따라 인사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성범죄 및 2차 가해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인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오 시장은 “아직도 우리 서울시 청사 내에서 성희롱 피해사례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며 “이는 그간 성비위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전보발령 등 땜질식 처방에 머물렀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를 시장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해 외부전문가들로만 구성한 ‘전담특별기구’로 격상해 운영키로 했다. 성비위사건 신고 핫라인도 개통된다.

서울시는 박 전 시장의 장례를 ‘서울시장’으로 치르고, 분향소를 차려 조문을 받은 책임자에 대한 인사조치도 단행했다.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조치된 책임자는 지난 19일 ‘2급 이상 공무원 인사명령’을 통해 상수도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김태균 행정국장(53)이다. 김 행정국장은 당시 실무를 총괄했다.

이날 박 전 시장 성폭력 피해자 A씨는 지원단체와 변호인단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무엇이 잘못이었는가에 대한 책임 있는 사람의 진정한 사과”라고 말했다. 지원 단체는 “서울시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의 공식적인 사과는 처음”이라며 “기관장의 ‘호의’로 끝나지 않고 더 나은 서울시가 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행보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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