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하철 참사 20년, 기억은커녕 또 다른 참사를 방치 한다면 ‘죄악’

2023.02.24 17:30

[금주의 B컷]대구 지하철 참사 20년, 기억은커녕 또 다른 참사를 방치 한다면 ‘죄악’

“우리 아이가 아직 여기에 있어요.” 아버지는 영정들 사이에서 아들의 얼굴을 꺼내 들었다. 20년 전 아들의 모습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얼굴엔 깊은 주름이 파여 있었다.

지난 18일 맹렬한 화염이 두 열차를 집어삼켜 343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구지하철 참사 20주기를 맞았다. 긴 시간이 지났건만, 진상 규명과 제대로 된 기록조차 없는 작금의 현실에 유가족들은 여전히 고통받고 있었다. 대구시와 대구지하철공사의 무책임한 태도는 참사 당시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

참사 발생 6년 만인 2008년에 조성된 추모공원은 ‘시민안전테마파크’로, 희생자 192명의 이름이 새겨진 위령탑은 ‘안전 조형물’로 불리고 있다. 희생자 시신 32구가 안치된 추모묘역에는 안내판 하나조차 없었다. ‘추모’와 ‘애도’라는 단어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도 추모식은 열렸다. 유족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태일 2·18안전문화재단 이사장은 추모식에서 “20년 세월이 덧없이 흘렀다. 세상은 우리에게 슬픔을 삼키라고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구지하철 참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김태일 이사장이 밝힌 대로 안전한 세상을 우리 손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를 다시 다지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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