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편향된 정보에 쏠려 집게손가락 사태 오판”

2023.12.14 21:29 입력 2023.12.14 21:30 수정

“자체 여론 분석 프로그램, 남초 커뮤니티에 치중” 지적

여론 형성 관여 의혹도…넥슨 “참고했지만 편향은 없어”

“넥슨, 편향된 정보에 쏠려 집게손가락 사태 오판”

넥슨이 ‘남혐 집게손가락 음모론’을 믿게 된 배경에 편향적인 여론 동향 분석 방식이 있다는 내부자 증언이 나왔다. 넥슨이 운영하는 분석 프로그램이 남초 커뮤니티 여론에 상당 부분 의존하도록 설계됐다는 것이다. 넥슨은 커뮤니티 여론을 수집할 뿐만 아니라 특정 게시물에 캐시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여론 형성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넥슨은 수년 전부터 여론 분석 프로그램 ‘유저보이스’를 이용해 커뮤니티 동향을 실시간 분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저보이스는 각종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을 평균 7분 간격으로 크롤링(데이터 추출)한 뒤 해당 게시물이 넥슨 게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는지, 부정적으로 평가하는지 판단하는 프로그램이다. 부정 동향이 늘어날 경우 관계자에게 ‘부정 동향 급증 알림’ 메일이 발송되는 식이다. 유저보이스는 게임뿐만 아니라 특정 키워드에 대한 여론도 평가할 수 있다. 예컨대 ‘페미니즘’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하면 각 커뮤니티가 해당 단어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데이터를 추출한 뒤 긍정과 부정 평가를 내린다.

유저보이스의 모니터링이 디시인사이드 등 남초 커뮤니티에 치중돼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넥슨 전 직원 A씨는 “주로 남초 커뮤니티를 모니터링해 남성들 의견이 과대 대표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한쪽 목소리를 크게 듣다 보니 여러 오판이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이 여론 동향을 관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여론 형성에 관여하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넥슨은 지난 2월부터 ‘넥슨 콘텐츠 리워드 프로그램(CRP)’을 운영 중이다. 커뮤니티 게시물 중 우수하다고 자체 평가를 내린 글에 넥슨 캐시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우수의 경우는 10만캐시, 매우 우수는 30만캐시가 지급된다. CRP 운영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결국 넥슨에 우호적인 게시물에 돈을 주는 것”이라며 “외부에서 보기엔 넥슨이 (여론몰이를 한다는 점에서) 비정상적으로 생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넥슨 측은 “집게손가락 사태와 관련해 유저보이스를 참고한 것은 맞다”면서도 “유저보이스는 게임 연관 키워드를 중심으로 웹사이트를 크롤링하는 것으로 특정 커뮤니티만을 표집하지 않고, 당시에 해당 동향은 다양한 사이트를 중심으로 2만건 이상 여론을 확인해 편향된 데이터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CRP에 대해선 “자사 IP(지식재산권)와 관련해 이용자들의 활발한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자 마련된 프로그램으로 해당 이슈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여성민우회는 넥슨의 페미니즘 사상검증에 항의하는 의견 9429개가 적힌 문서를 이정헌 넥슨 대표이사 앞으로 지난 13일 등기 발송했다. 문서에는 “당장의 이득을 위해 억지논란에 굴복하는 모습은 참으로 부끄러운 기업의 모습” “손 모양을 억지로 혐오 상징 취급하여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일이 더는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입장을) 철회할 때까지 불매하겠다” 등 의견이 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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