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 속 작은 친구야…너를 보살피며, 내가 일어났어

2024.05.06 06:00 입력 2024.05.06 06:01 수정

취약계층 자립 돕는 ‘반려식물’…서울시 등 지자체, 보급·교육 늘려

서울 성동구 송정동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기부된 빈 화분에 식물을 심어 취약계층에게 나눠줄 반려식물을 만들고 있다. 이곳은 버려진 화분을 심리적 치유를 위한 반려식물로 바꾸는 노숙인 자활사업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성동구 제공

서울 성동구 송정동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기부된 빈 화분에 식물을 심어 취약계층에게 나눠줄 반려식물을 만들고 있다. 이곳은 버려진 화분을 심리적 치유를 위한 반려식물로 바꾸는 노숙인 자활사업이 이뤄지는 공간이다. 성동구 제공

‘반려식물’이 취약계층을 보듬는 매개 역할을 하며 지자체들의 지원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이웃·사회와 접점을 늘리고 심리적 안정을 돕는 취지다.

반려동물은 물리적·경제적 부담이 크지만 식물은 상대적으로 품을 적게 들이면서도 애정을 갖고 돌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돌봄 노동자와 학교급식 노동자 100명을 대상으로 반려식물을 보급한다고 5일 밝혔다. 그동안 고령층과 고립·은둔 청년에게 전달했던 데서 열악한 환경에서 강도 높게 일하는 이들에게까지 확대한 것이다.

농촌진흥청 연구를 보면 반려식물이 행복을 느끼게 하는 세로토닌 분비는 촉진하고,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는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다.

화분 속 작은 친구야…너를 보살피며, 내가 일어났어

이에 서울시는 2017년 이후 정서적인 안정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총 2만3142명에게 식물을 나눠줬다.

올해는 고무나무와 몬스테라, 크로톤 중 선택한 식물을 화분과 받침, 식물 영양제와 함께 제공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화분보다 큰 받침에 물을 채워두면 뿌리가 아래쪽 물을 흡수하는 ‘저면관수’ 형태로 일상에서도 쉽게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화분에 붙은 QR 스티커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면 식물 이름과 재배법 등을 필요한 언제나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전문가에게 원예법을 배우며 정서적 안정과 치유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지난달 26일 서울 성동구청에는 수백개 화분이 모였다. 구청을 비롯해 경찰서와 교육지원청, 도시관리공단, 종합사회복지관 등 성동 지역 공공기관에서 사용하지 않는 화분을 기부한 것이다. 모인 화분은 새로 식물을 심는 데 재활용해 지역 취약계층에게 전달한다. 지난해에는 700여개 화분이 기부돼 500여가구에 반려식물을 지원했다.

화분 속 작은 친구야…너를 보살피며, 내가 일어났어

특히 올해는 지역 노숙인들이 화분에 식물을 심는 등 반려식물 화분을 만든다. 지난해 성동구가 반지하 주택 전수조사 후 주택용으로 활용할 수 없는 곳을 비주거용으로 전환하면서 마련한 자활사업 공간에서 교육받은 노숙인들이 참여한다.

서울시 성동구 관계자는 “노숙인들이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며 스스로 일어설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이들이 만든 반려식물 화분은 지역 1인 가구와 사회복지시설 이용자 등에게 전달돼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자원을 다시 한번 쓴다는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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