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5000명 이스라엘 총리 전쟁범죄 고발···“집단학살 반드시 처벌”

2024.05.09 15:33

참여연대, 사단법인 아디 등 단체 회원들이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 앞에서 이스라엘 전쟁범죄 7인에 대한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학살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 등 7명을 전쟁범죄로 국가수사본부에 형사고발한다”고 밝혔다. 성동훈 기자 이미지 크게 보기

참여연대, 사단법인 아디 등 단체 회원들이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 앞에서 이스라엘 전쟁범죄 7인에 대한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학살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 등 7명을 전쟁범죄로 국가수사본부에 형사고발한다”고 밝혔다. 성동훈 기자

시민사회단체와 시민 5000여 명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지도자들을 전쟁범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와 사단법인 아디는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 전쟁 책임자 7명을 국제형사범죄법상 집단살해죄, 인도에 반한 죄, 사람에 대한 전쟁범죄, 금지된 무기를 사용한 전쟁범죄 등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시민 5148명이 고발인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가자 학살이 200일 넘게 지속되며 사망자만 3만4000명을 넘어섰는데도 이스라엘은 엄청난 민간인 살해가 명백한 라파 지상 작전을 시도하고 있다”며 “학살을 계획하고 명령하고 선동한 자들의 책임을 반드시 묻고 처벌해 가자 학살을 어떻게든 멈춰야한다는 마음에 고발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고발한 대상은 네타냐후 총리,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부 장관,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등 7명이다. 이들은 고발대상인 7명이 전쟁범죄를 계획하고 지시한 공동정범이라고 주장했다.

이동화 아디 팀장은 “이번 고발은 시민 5000여명이 가자지구에서 집단학살이 일어났다는 점에 동의했으며 이들이 슬퍼만 하지 않고 범죄인에 대한 준엄한 처벌을 한국 법률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요청했음을 의미한다”며 “한국 밖에서 전쟁범죄를 저질러도 법과 원칙에 따라 조사받고 범죄 대가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상식은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사단법인 아디 등 단체 회원들이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이스라엘 전쟁범죄 7인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학살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 등 7명을 전쟁범죄로 국가수사본부에 형사고발한다”고 밝혔다. 성동훈 기자 이미지 크게 보기

참여연대, 사단법인 아디 등 단체 회원들이 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이스라엘 전쟁범죄 7인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참석자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학살을 이어가고 있다”라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아이작 헤르조그 대통령 등 7명을 전쟁범죄로 국가수사본부에 형사고발한다”고 밝혔다. 성동훈 기자

이들은 외국 국적자인 해당 고발대상자들이 해외에서 벌인 범죄를 국내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이유에 대해 ‘보편적 관할권’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편적 관할권이란 전쟁범죄 등에 대해 범죄 발생지나 관련자의 국적과 무관하게 어느 곳에서든 재판 관할권이 인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미얀마 인권단체는 자국의 로힝야족 학살 사건과 관련해 미얀마 군부를 대량 학살 및 전쟁범죄 등 혐의로 독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한국은 2007년 국제형사범죄법을 제정했지만 이번 고발은 해당 법의 적용 범위 중 ‘대한민국 영역 밖에서 집단살해죄 등을 범하고 대한민국 영역 안에 있는 외국인’에 해당하지 않는다. 해당 고발대상자들이 현재 국내에 있지 않기 때문에 관할권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에 대해 고발인 측 법률대리인 임재성 변호사는 “지금 유엔이나 미국 등 어느 누구도 이스라엘의 학살을 멈출 수 있는 현실적 가능성을 갖고 있지 않다”며 “5000명의 시민이 학살을 수사하고 처벌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반전 운동 불가능의 시대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진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낸 고발장은 140쪽에 달한다. 이들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보고서 165개를 기반으로 지난해 10월7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이스라엘군의 군사행동으로 생긴 민간인의 피해 내용을 전수조사해 정리했다고 밝혔다.

임 변호사는 “가자 지구에서 매일 벌어진 내용을 담은 것은 가자 지구 학살에 대한 애도와 조의를 표하기 위해서”라며 “학살의 시작부터 최근까지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어떤 사람들이 죽어갔는지 가장 상세히 보여주는 고발장을 통해 한국 시민사회가 보다 실천적으로 반전의 목소리를 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7개월 동안 가자지구에선 3만5000여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후의 피란처’로 불리는 라파에 지상전을 예고하며 국제사회의 규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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