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쪽의 재난

여당 대표 한마디에 사라진 성평등 사업… 폐지 반대 서명에 1만명 모여

• 인터뷰 후기가 궁금해요
  여름휴가 기간 동안 <어딘가에서 싸우는 이주여성이 있다> 책을 인상깊게 읽었어요. 부티탄화 회장님께 전화를 걸어 인터뷰 요청을 드렸는데 “이 인터뷰를 하면 우리한테 무엇이 도움되냐”고 하시는거에요. 순간 머릿속이 하얘져서 어찌저찌 대답을 했는데, 다행히 흔쾌히 승낙을 해주시더군요. 폭우가 시작된 지난 8일 옥천에서 만나본 부티탄화 회장님은 엄청 쿨하고 멋지신 분이셨어요. ‘옥천의 홍반장’같은 포스가 느껴졌달까요.
  
  
• 옥천 여성들의 결혼이주여성협의회 결성에 주목하신 이유는요?
  당사자들이 드디어 ‘운동의 주체’로 전면에 나선 거니까요. 한국에서 결혼이주가 본격화된게 1990년대 부터인데도 여전히 이주여성을 존중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어요. 협의회를 만든다고 하니 ‘너희끼리 잘 되겠냐’는 말도 들었다고 하고요. 인터뷰가 끝나고 박지현 부회장님이 “한국 사람들은 왜이렇게 우리를 무시하냐”고 하시는데 제가 뭐라 드릴 말씀이 없더군요. 결국 그 분노가 이분들을 움직이는 동력 같아요. 협의회 발대식이 2020년이니 꽤 시간이 흘렀는데, 로컬에서 일어나는 이런 다이내믹한 흐름들을 이른바 ‘중앙언론’에서 잘 포착하지 못한 것 같다는 반성도 했습니다.
  

• 노동 분야를 오래 취재해오셨는데요. 최근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도 자주 공론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열악한 곳에서 파열음이 날 수밖에 없는데, 그런 곳에 여성 노동자가 많으니까요. 최근 이슈화가 많이 된 청소노동자들도 여성, 간접고용, 고령이라는 삼중고를 안고 있고,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콜센터도 감정노동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이 드러났죠. 앞으로도 이런 투쟁들은 더 많이 드러날거고, 드러나야 해요. 저는 노동운동에 관심이 많은데, 확실히 여성노동이나 페미니즘 관련 분야에서는 에너지가 끓어넘치는게 느껴져요. 전통적인 노동운동은 기존 활동가들의 고령화에도 젊은 활동가들이 잘 유입되지 않는데 페미니즘쪽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고 들었어요. 저도 남성 기자다보니 여성 노동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아주 예민하게 살피진 못했는데, 관련 의제들을 더 발굴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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