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와 ‘그러고’

2014.05.28 20:56

“밥을 먹었다. ○○○ 나서 이를 닦았다.”

앞 예문에 나오는 ○○○에 들어갈 말은 뭘까? ‘그러다’의 현재 활용형 ‘그러고’를 적어야 한다. 흔히들 ‘그리고 나서’라고 쓰는 말은 틀린 표현이다. ‘그러고 나서’가 맞는 말이다. ‘그러고 나서’는 동사 ‘그리하다’의 준말인 ‘그러다’에 보조동사 ‘-고 나서’가 붙은 말이다.

‘그리고 나서’는 ‘그리고’와 ‘나서’가 결합된 꼴이다. 그런데 ‘그리고’는 앞의 체언이나 문장의 뜻을 뒤의 체언이나 문장에 이어 주면서 뒤의 말을 꾸며 주는 접속부사다. 우리말에 접속부사 뒤에 보조동사가 오는 경우는 없다.

또한 ‘그리’ + ‘고 나서’로 분석해도 의미가 통하지 않는다. ‘-고 나서’는 동사 뒤에 오는 말이다. 따라서 ‘그리고 나서’가 맞는 표현이라면 ‘그리다’가 동사여야 한다. 물론 ‘그리다’는 동사로서 “그림을 그리다”나 “임을 그리다”란 뜻이 있다. 하지만 앞에 나오는 문장의 의미와는 맞지 않는다.

한편 “놀랍게도 이분들이 저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그리고는 딸 얘기를 더 해 주셨습니다”처럼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의 ‘그리고는’도 ‘그러고는’이 바른말이다. 접속부사 ‘그리고’ 뒤에 조사 ‘는’이 붙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는’ ‘그런데는’ 등이 어법상 성립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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