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바닷가에서 푸른 바다와 찬란하게 빛나는 햇빛, 그리고 하늘에 떠 있는 멋진 구름과 싱그러운 바람에 짙은 감동과 즐거움을 느낀다. 태양이 지는 저녁 무렵 수평선에 걸린 해님이 하늘을 붉게 물들일 때 우리의 가슴은 떨린다. 밤하늘에 총총히 빛나는 별들을 보며 끝도 없이 광활한 우주를 떠올린다. 상쾌한 아침에 들리는 아름다운 새소리를 들으며 생명의 신비를 느낀다. 이 모두가 신(神)이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

수학, 과학보다 언어적 성격 강해

신이라는 단어가 종교적인 표현이라는 느낌이 드는 독자들은 신 대신 우주나 자연을 떠올리면 된다. 수학과 과학은 자연의 언어이자 우주의 언어이다. 신의 섭리, 우주의 섭리, 자연의 섭리가 모두 같은 말이다. 이때의 신이란 이 세상을 창조하고 주재하는 절대신을 의미한다. 수학과 과학은 신의 섭리를 이해하기 위해 발전해왔다. 신이 들려주고 보여주는 뜻을 우리는 수학과 과학을 통해 이해하고 있다. 신은 현상이라는 언어로 말을 한다. 수학은 신의 뜻을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 개발되어 온 언어이다. 뉴턴 이전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신의 뜻을 뉴턴 이후에는 수학을 통해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수학은 과학보다 언어적인 성격이 강하다. 과학자들은 과학적 이론들을 수학이라는 언어를 통해 이해하고 표현한다. 뉴턴이 발견한 힘과 가속도에 대한 뉴턴의 운동 제2법칙은 간단한 등식 하나로 표현된다. 간단한 식이지만 그 이전에는 그 어떤 수학자도 생각하지 못한 아름다운 식이다. 운동의 법칙을 수식으로 나타낸다는 것 자체가 그 이전의 수학자들에게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뉴턴은 만유인력의 원리를 생각해 낸 후 스스로 개발한 미적분학이라는 수학적인 방법론을 써서 케플러의 행성 운동법칙 세 개를 모두 증명했다. 만유인력의 법칙도 간단한 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위대한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맥스웰이 발견한 유명한 네 개의 맥스웰방정식은 전기와 자기, 전자기파 등의 현상과 그들 사이의 관계를 나타내는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수학적 표현 중 하나이다. 화학자들이 화학적인 현상을 설명할 때도 화학식이라는 일종의 수학적 표현을 쓴다.

수학과 과학은 아직까지는 신의 뜻을 충분히 이해하기에는 미흡하고 인류가 그것을 통해 신과 원활히 소통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그것은 인류가 수학과 과학을 통해 신과 소통하기 시작한 지 불과 수백 년밖에 되지 많았기 때문이지 앞으로 수백, 수천 년이 더 지난 후에는 신과 좀 더 잘 소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수학은 인류지성의 진수

수학자들의 연구 행위의 핵심은 문제를 푸는 것이지만, 정작 그들이 주로 하는 일이자 가장 잘하는 일은 자신들이 수학문제를 푸는 데에 사용한 도구들인 새로운 개념과 정리(Theorem), 공식(Formula), 이론(Theory) 등을 잘 다듬고 정리해 남들이 사용하기 쉽게 하는 일이다. 개념, 정리, 공식 등은 수학이라는 언어의 단어에 해당되고 이론은 이 언어에서 사용되는 주요 문장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유명한 갈루아이론은 그냥 정리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크고 중요하기 때문에 이론이라고 부른다.

수학자들의 사명은 수학이라는 언어를 잘 구사해 우주(신)의 뜻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얼마나 뛰어난 수학자인가 하는 것은 수학이라는 언어를 얼마나 잘 구사해 말할 수 있는가 하는 것으로 판정된다. 이때 ‘말한다’는 것은 어떤 현상을 설명하거나 수학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수학자들로 이루어진 집단지성은 문제를 찾고 문제를 풀고 수학적 개념을 창조해 낸다. 그리고 그런 활동을 통해 얻는 ‘그 집단의 실력’이 인류에 기여하게 된다.

수학자들은 진리 탐구의 정신을 바탕으로 우주의 섭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왔고, 현재의 수학은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수학자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찾아낸 지식과 지혜의 탑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수학은 인류 지성의 진수이다. 이 점에서는 과학도 마찬가지다. 과학과 수학은 오랫동안 한 몸체였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지구 환경 문제와 생성형 인공지능의 발전이 초래할지 모르는 우리 삶의 급격한 변화 등에 대해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과학이 결국 인류의 행복과 풍요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행복과 풍요는 사람들을 조금씩 더 선량하고 평화로운 방향으로 이끌 것이라 믿는다.

송용진 인하대 수학과 교수

송용진 인하대 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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