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금강산댐, 남북협력의 장으로

2002.06.01 18:20

북한은 엊그제 남북대화 복원의 신호가 될지도 모르는 소식 하나를 남한에 보내왔다. 북측이 금강산댐의 물을 3일부터 장마철 기간중 일정 양을 흘려보낼 계획이라고 남측에 통보한 것이다. 금강산댐 문제로 남북 당국간 대화가 중단된 마당이라, 이번 통보를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남북간에는 4월 미 인공위성이 촬영한 금강산댐 사진이 공개되고 남한내에서 댐 균열 및 붕괴 가능성이 거론된 뒤 북한이 남북경협추진위원회를 거부, 양측간에 합의한 남북대화 일정 전부가 중단된 상태이다.

사실 금강산댐 문제는 남북관계에 민감성이 높은 사안이다. 북측으로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통치방식인 ‘선군정치’의 상징이지만 남측에는 어느새 ‘위험’의 상징처럼 됐기 때문이다. 금강산댐으로 반공캠페인을 벌였던 과거 정권의 그릇된 행태가 아직 생생한데,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전문가의 진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곧 댐이 무너질 것처럼 한때나마 불안감이 조성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현실감각을 갖고 차분하고 냉정하게 북한을 바라보는 자세가 결여된 결과이다. 이런 문제는 6·15 남북공동선언 제2항의 통일방안에 관한 합의를 둘러싼 논란에서도 드러났다. 일부는 이 합의사항이 적화통일 전략의 반영인 듯 주장했지만 노동신문 논평이 해명한 것처럼 북한의 연방제 합의가 아니었다.

남북간에는 한가지를 놓고 대결의 수단으로도, 화해·협력의 도구로도 쓸 수 있다. 생각하기 나름인 것이다. 과거 정권이 금강산댐을 대결의 수단으로 삼았다 해도 이제는 화해의 도구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금강산댐 문제의 시작은 나빴지만 남북 상호협력을 통해 북한강 임진강 등 수자원 공동이용의 길을 찾아야 한다.

북측이 금강산댐 물의 방류량과 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만큼 남측 관계당국자와 만나 세부계획을 논의하기 바란다. 더 좋기로는 하루라도 빨리 경협추진위를 열어 체계적 협력방안을 마련하는 일이다. 댐의 물이 남으로 흘러가는 것처럼 북한의 대화의지도 남한까지 와닿을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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