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유의 문·이과 통합 수능, 형평성 확보할 장치 필요하다

2021.07.04 20:40 입력 2021.07.04 22:31 수정

문·이과 통합형으로 처음 치러지는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1월18일 시행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4일 수능 시행세부계획을 공고했다. 평가원은 학생들이 학교교육을 충실히 받고 교육방송(EBS) 연계 교재와 강의로 보완하면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문제를 출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 수능에서 EBS 교재 연계 비율은 기존 70%에서 50%로 낮아진다. 가장 큰 변화는 국어와 수학 영역이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으로 개편돼 문·이과 계열 지원 수험생이 함께 평가받게 된다는 점이다. 교육당국은 만전을 기해 시행착오를 줄여야 할 것이다.

수능 국어·수학·직업탐구 영역은 공통과목 75%, 선택과목 25%로 배분됐고, 수험생들이 선택과목을 고르게 된다. 수학에서는 문·이과 계열 지원 구분 없이 공통과목으로 수학Ⅰ과 수학Ⅱ를 치르고 선택과목으로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1개를 고른다. 문·이과 통합형 교육은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적 창조력을 두루 갖춘 융합형 인재를 키우기 위해 마련됐는데, 시험 출제 과정에서 본래 취지를 잘 살릴 수 있도록 면밀한 검토가 요구된다.

교육현장에선 통합형 수능이 문과 계열을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수학 과목에서 이과 계열 지원 학생들이 높은 점수대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문과 계열 지원 학생들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지난 4월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이번 수능 체제는 이미 3년 전 발표됐고 구체적인 시행계획도 작년에 발표됐다”며 통합 수능의 결과로 혼란이 초래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도 지난 1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올해 처음 시행되는 제도라 어떤 과목이 유리 또는 불리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말들이 허언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표준점수제 등 문·이과 계열 지원자 간, 선택과목 간 형평·공정성을 확보할 장치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

올해도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며 지난해처럼 마스크를 쓰고 시험을 치르게 된다. 수험생들은 7~8월 중 미리 백신을 맞게 됨으로써, 지난해보다는 안전한 환경에서 시험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돌발 상황이 닥칠 수도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수험생들이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당국은 철저히 대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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