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마침내 첫발 떼는 일상회복, “코로나 극복” 착각 말아야

2021.10.29 20:32

29일 경남 창원의 한 병원 창문에 마스크가 걸려있다. 이 병원에서는 이틀새 코로나 확진자 120여명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29일 경남 창원의 한 병원 창문에 마스크가 걸려있다. 이 병원에서는 이틀새 코로나 확진자 120여명이 발생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다음달 1일부터 적용할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최종안을 발표했다. 초안에서 예고했던 대로 방역체계는 6주 간격, 3단계로 완화된다. 목표대로라면 내년 1월 말 대부분의 일상 규제가 풀리게 된다. 다음달부터 수도권은 10명, 비수도권은 12명까지 모일 수 있고, 일부 유흥시설을 제외한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도 모두 해제된다. 다음달 22일부터는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전면 등교가 가능해진다. 지난 21개월간 시민들의 삶을 옥죄던 각종 규제가 마침내 완화되며 일상을 회복하는 경로에 들어서게 됐다.

이 시점에서 새겨야 할 것은 ‘위드 코로나’의 취지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19를 극복한 것도 아니다. 바이러스 종식이 불가능함을 인정하고, 어쩔 수 없이 ‘공존’을 선택한 것이다. 방역완화 기조는 지속될 수밖에 없고, 확진자 증가도 불가피하다. 실제로 사업장과 종교시설, 어린이집 등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확산되는 터다. 최근 몇 주간 감소 추세이던 신규 확진자 수도 며칠 사이 2000명선을 웃돌고 있다. 위드 코로나를 눈앞에 두고 방역의 경고음이 높아진 셈이다.

경남 창원의 한 요양병원 정신과 병동에서 발생한 120여명의 돌파감염 사례는 방역 사각지대의 위험성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초기 백신 접종자들이 모인 취약시설의 경우, 백신의 면역효과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방역 완화의 틈새를 타고 순식간에 대규모 지역감염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주 후 문을 여는 학교 상황도 안심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유아와 초등학생은 백신 접종 대상이 아니며, 12~17세의 접종 완료율도 상대적으로 낮다. 학교 생활이 자칫 감염병 확산의 매개체로 작용할 수도 있다. 최근 3개월간 학생 확진자의 감염 경로 중 학교의 비중이 3배 이상 높아졌다는 데 교육·방역 당국은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

코로나19 사태는 끝나지 않았다. 이제 방역 2라운드의 출발선에 섰을 뿐이다. 시민과 시설 운영자·자영업자, 정부 모두 책임감을 가지고 역할을 제대로 해야 일상을 조금씩 되찾아갈 수 있다. 손 씻기, 마스크 착용부터 백신과 부스터샷 접종, 이상증상 시 검사와 신고, 철저한 실내 환기, 충분한 의료인프라 구축 등이 빈틈없이 함께 가야 한다. 일상회복의 목표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일은 모두의 몫이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