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윤 대통령의 ‘화해법’

2024.01.24 19:30 입력 2024.01.25 13:10 수정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3일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3일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때인 2021년 12월4일 이준석 대표를 만나기 위해 울산으로 내려갔다. 이 대표는 선대위 인선·구성 문제 등으로 윤 후보와 마찰을 빚어 나흘째 잠행 중이었다. 두 사람은 2시간 동안 저녁식사를 한 뒤 환한 얼굴로 어깨동무를 하고 껴안았다. 오래가지 못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역할·권한을 보장하는 합의가 이행되지 않자, 선대위를 뛰쳐나갔다. 격앙된 친윤 의원들은 이듬해 1월6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 사퇴를 압박했다. 이 대표 발언 도중 갑자기 의총장으로 윤 후보가 들어왔다. 윤 후보는 “모든 게 다 제 탓”이라고 했고, 두 사람은 포옹했다. 윤 후보는 이 대표의 승용차를 함께 타고 경기 평택시 공사장 화재로 순직한 소방관들을 조문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23일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찾았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방문 일정에 맞춰 계획했던 시간을 앞당겼다고 한다. 두 사람은 대통령 전용열차를 함께 타고 상경했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언급한 한 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사퇴 요구, 한 위원장의 사퇴 거부로 촉발된 ‘윤·한 충돌’이 일단 덮였다.

윤 대통령이 ‘윤·이’ ‘윤·한’ 갈등을 푸는 방식은 닮았다. 급한 사람이 우물을 파듯 윤 대통령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대선 기간 이 대표와의 갈등으로 지지율이 흔들렸고, 김 여사 리스크는 다수 여론이 부정적인데 ‘한동훈 너마저’가 되면 윤 대통령은 사실상 고립무원이 된다. 파국 직전에 대반전 드라마를 연출한 것도 비슷하다.

두 갈등의 최종 결말이 같을지는 알 수 없다. 윤 대통령은 취임 두 달 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인 이 대표를 축출했다. 겉으론 웃었지만, 속으론 손볼 날을 기다리고 있었던 셈이다. ‘윤·한 3일 전쟁’은 뇌관인 김 여사 리스크를 무작정 봉인해 불씨를 남겼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향한 90도 폴더 인사로 ‘2인자의 한계’를 스스로 보였지만, 윤 대통령 입장에선 한 위원장 사퇴를 관철시키지 못해 당 장악력에 흠집이 났다. 국민들 눈에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가 어이없는 이유로 싸우다 느닷없이 화해하는 모습이 어떻게 비칠지 생각은 해봤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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