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1]정동영-김민석 정풍에 등돌린 동지

2001.06.01 19:21

민주당의 잠재적 차세대 리더로 거론되는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과 김민석(金民錫) 의원이 이번 서명파문을 계기로 등을 돌렸다. 정위원은 동교동계 구주류에 맞서는 소장파의 수장 역할을 떠맡았고, 김의원은 이를 비판하며 사실상 구주류 편입을 선언했다.

동교동계에 의해 15대 국회때 영입돼 함께 출발한 두 사람은 긴밀한 친분관계를 유지해왔다. 동교동계의 우산 밑에서 정위원은 방송사 앵커 출신의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당내 기반을 급속히 넓혀왔다. 김의원도 동교동계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386’ 주자의 대표성을 인정받아왔다.

그러나 두 사람이 1997년 대선때 유세를 돌며 전국적인 인물로 떠오르면서 양자관계에 점차 보이지 않는 긴장관계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그 충돌지점에는 ‘차세대’의 리더라는 목표가 있었다. 1999년 민주당 창단준비위에서 정위원은 청년위원장, 김의원은 대변인을 맡아 젊은 세력 규합에 힘을 합하기도 했다. 양자간 힘겨루기가 두드러지게 된 것은 지난해 8·30 전당대회의 최고위원 경선때였다. 당내 소장파들은 두 사람이 손을 잡을 것을 종용했다. 하지만 서로 표를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끝내 손을 잡지 않고 선거를 치렀다. 그 결과 정위원은 4위로 당선됐으나 김의원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지난해 12월 정위원의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 등 동교동계 2선 후퇴’ 발언파동때 김의원은 철저히 침묵을 지키는 등 두 사람은 노선 차이를 보이다가 이번에 완전히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한 소장파 의원은 김의원의 이번 발언에 대해 “386의 대표주자라는 이유로 지난 최고위원 경선때 집단 지지를 받았으나, 앞으로는 지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동교동계의 한 의원은 정위원에 대해 “그동안 차세대 정치인으로서의 가능성을 인정하고 후원과 지지를 보냈는데, 대중적 인기에 영합해 조급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우규기자 banc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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