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절친’ 이준석 때리기…지지율 반등 ‘승부수’였나

2021.08.19 20:47

공정 경선 명분 비방전 불사

정치권 ‘빅4 진입 전략’ 해석

“윤석열에 줄섰나” 의구심도

원희룡, 대구서 기자간담회. 연합뉴스

원희룡, 대구서 기자간담회.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사진)가 이준석 대표와 연일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관련된 두 사람의 통화 녹취록을 두고 폭로전은 물론 상호 비방까지 불사하고 있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가 당대표로 선출되기 전부터 “변화의 바람”이라며 공개 지지했다. 한때 이 대표와 ‘절친’이었던 원 전 지사가 왜 사적인 통화 내용까지 공개하면서 전면전을 벌이고 있을까.

원 전 지사는 이 대표와 통화한 내용 일부를 공개하고 이 대표를 맹비판하는 이유로 “공정한 경선 관리”라는 명분을 들고 있다. 그는 19일 대구·경북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이 대표와 제가 충돌했던 그 본질은 공정한 경선을 지켜야 한다는 저의 절박한 위기의식 때문”이라고 말했다. 원 전 지사 측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대선 경선 규칙은 후보들하고 논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과정도 없이 (이 대표가) 언론 인터뷰하다 하나씩 던지고, 이런 과정에 대해 원 전 지사가 문제제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원 전 지사가 지지부진한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것이란 해석이 많다. 야권 1위 대선 주자 윤 전 총장과 ‘30대 당대표’ 이 대표 간 ‘투스톤 대전’에서 다른 대선 주자들과는 다른 길을 가며 주목을 끌어내려 했다는 시각이다. 나머지 주자들은 윤 전 총장이 경쟁자인 만큼 이 대표를 지원하는 입장을 취했다. 원 전 지사는 반대로 이 대표를 집중 공격했다.

특히 원 전 지사 입장에선 대선 경선 2차 컷오프 대상인 ‘빅4’ 안에 들어가는 것이 절실하다. 현재 여론조사에선 윤 전 총장이 압도적 1위이고,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 원 전 지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원 전 지사 입장에선 향후 행보를 위해서라도 4위 안에 들어가는 것이 절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기자와 만나 “원 전 지사 측은 인지도 자체가 부족한 것을 지지율이 나오지 않는 이유로 본다”며 “이 대표와의 공방은 두 사람 모두에게 상처가 남지만 인지도 확보 측면에서는 원 전 지사에게 효율적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대선 주자 캠프에선 원 전 지사가 윤 전 총장에게 ‘줄서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한다. 원 전 지사가 차차기 대선으로 방향을 돌리고, 이를 위해 윤 전 총장을 우회적으로 지원하려 한다는 의구심이다.

원 전 지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윤 전 총장의 당대표 제안설’에 대해 “턱도 없는 소리”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대통령이 되면) 윤 전 총장을 법무장관으로 쓰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국정철학과 수권 능력이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다면 윤 전 총장은 저한테 무릎을 꿇고 큰 틀에서 제게 협조해야 하는 위치로 오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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