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캠프, 유동규와 거리 두었지만…‘성남 라인’ 인사 연루 의혹 커지자 ‘긴장’

2021.10.03 20:56 입력 2021.10.03 22:35 수정

사소한 의혹도 악재…“측근들, 선제적으로 물러나야” 의견도

검찰이 3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이 측근이라는 의혹을 일축하며 거리를 두고 있지만, 유 전 본부장의 대장동 의혹 관련 범죄 혐의가 구체화되고, 이 지사의 다른 측근들도 연루된 의혹이 커지면 이 지사에게 악재가 되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이날 경기도의회에서 지역 공약을 발표한 뒤 유 전 본부장에 대해 “(성남)시장 선거를 도와준 사람 중의 하나”라면서도 “경기도 와서는 전혀 다른 길을 걸었다. 경기지사 선거를 도왔는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유 전 본부장은) 경기관광공사 사장 시절 영화 투자 예산 380억원을 주지 않았다며 사장직을 (지난해 말) 때려치웠다”면서 그의 잘못에 대한 책임은 “그 사람이 뭘 잘못했는지 나오면 이후에 (지겠다)”라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대장동 개발 사업에서 일부 민간 사업자들이 지분에 비해 많은 배당금을 챙길 수 있게 설계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야권은 이런 사업이 이 지사의 지시나 방조로 이뤄진 것 아니냐며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 지사와 캠프는 유 전 본부장이 측근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권은 유 전 본부장이 2010년 이 지사의 성남시장 당선 시 시장직 인수위 간사로 참여했고 성남도시개발공사를 거쳐 2018년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에 오른 이력 등을 의심하고 있다.

이 지사는 검찰·경찰의 신속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향후 수사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측근들의 특혜 의혹 개입 여부를 두고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때부터 인연을 이어와 현재 캠프에도 합류한 ‘성남 라인’ 인사로는 정진상 비서실 부실장, 김용 총괄부본부장, 김남준 대변인 등이 있다. 정 부실장은 이 지사가 성남시에서 변호사로 활동할 때부터 사무장으로 일했고 캠프 합류 전에는 경기도 정책실장을 역임한 ‘핵심 측근’으로 분류된다. 김 부본부장은 경기도에서, 김 대변인은 성남시에서 대변인을 역임했다.

이 지사 측은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말 경기관광공사 사장직을 사임한 뒤 경기도 다른 기관이나 캠프에서 활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가 ‘정치적 동지’가 아니라 설명하고 있다. 캠프 관계자는 “리모델링 조합장 출신인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사를 통해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결합한 관계”라며 “정치생활을 함께해왔던 핵심 측근들은 비리에 연루되지 않기 위해 극도로 조심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전 국민적 관심이 쏠린 상황에서 측근들이 사소한 의혹을 일으키는 것만으로도 이 지사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이란 우려도 캠프 내에 존재한다. 정 부실장은 2019년 대장동 아파트를 부부 명의로 사들인 것이 확인돼 최근 입길에 올랐다. 정 부실장 측은 “예비 당첨자로 순번을 기다리다 당첨됐으며, 전에 살던 아파트 전세금과 대출금을 합해 직접 구매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른 캠프 관계자는 “캠프 내에서는 이 지사 측근들이 범죄 연루 여부와 관계없이 향후 의혹이 불거지기 전에 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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