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사과 없는 의원직 사퇴…당은 엉뚱하게 이재명에 화살

2021.10.03 20:58 입력 2021.10.03 21:04 수정

곽상도, 사과 없는 의원직 사퇴…당은 엉뚱하게 이재명에 화살

국민의힘 출신인 곽상도 무소속 의원(사진)이 지난 2일 의원직 사퇴의사를 밝혔다. 아들의 ‘화천대유 50억 퇴직금’ 논란에 대한 명확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퇴 의사 표명 직후부터 3일까지 곽 의원에게 “사의를 표한다” “의미있게 평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곽 의원 거취에 책임정치 지표라는 의미를 부여해왔지만, 곽 의원의 ‘사과 없는 사퇴’로 이 같은 정치적 의미는 빛이 바랬다.

곽 의원은 전날 국회 소통관에서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그는 회견문에서 “어떤 말씀을 드려도 오해를 더 크게 불러일으킬 뿐 불신이 거두어지지 않아 국회의원으로서 더 이상 활동하기 어려워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곽 의원은 자신의 소개로 화천대유에 입사한 아들이 대리급 사원으로 일한 뒤 퇴직금 등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은 것이 드러나면서 의원직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곽 의원은 “아들이 받은 성과퇴직금 성격도, 제가 대장동 개발사업이나 화천대유에 관여된 것이 있는지도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견 뒤 기자들이 50억원 논란을 묻자 “송구스럽다”면서도 “(제가 한 일이 아니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송구함’의 이유나 대상은 언급하지 않았다. ‘아빠 찬스’와 불공정 논란에 대한 도의적 차원의 사과도 명확히 하지 않은 셈이다. 의원직 사퇴안은 조만간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로 확정될 예정이다.

알맹이 없는 회견에도 국민의힘은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데 집중했다. 이준석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곽 의원께서 당에 누가 되지 않는 판단을 하실 거라는 전언을 여러 경로로 듣고 있었다”며 “곽 의원께 깊은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SNS에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는 국민 눈높이를 고려하면 피할 수 없는 것”이라면서도 “반인륜적 행위, 파렴치한 행위에도 책임지지 않고 의원직을 버티고 있는 여권 의원들에 대비되는 길을 택한 곽 의원의 선택을 의미있게 평가하고 싶다”고 적었다. 대선 주자들도 “결단을 평가한다”(윤석열 전 검찰총장), “책임있는 결정을 존중한다”(원희룡 전 제주지사), “용단에 감사한다”(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의 반응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곽 의원의 거취 논쟁을 마무리 짓고 시선을 다시 이재명 경기지사 쪽으로 돌리는 데 집중하려는 분위기다. 곽 의원 거취를 두고 이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 사이에 불거진 갈등은 조 최고위원이 유감을 표명하면서 정리 수순에 들어갔다. 곽 의원 사퇴로 국민의힘이 ‘50억원 퇴직금’을 사전에 알고도 적극 대처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같이 사그라드는 정치적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이 대표는 SNS에 이 지사를 겨냥해 “1번 플레이어 조용히 좀 하라”며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씨가 (이 지사) 무죄선고 나기 전후 대법원에 드나든 게 확인되면서 조급하신 것 같은데 할 말은 특검에서 하라”고 공세를 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남의 나라 일 대하듯 딴청”이라며 “민주당이 특검을 수용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천명해달라”고 과녁을 문 대통령으로 넓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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