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말 수사·의혹 공세에…“전면전” “방어전” 민주당 고민

2022.04.04 21:35 입력 2022.04.04 21:39 수정

<b>노무현 묘역 참배하는 민주당 비대위</b> 윤호중(왼쪽에서 다섯번째)·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네번째)과 박홍근 원내대표(세번째)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4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묘역 참배하는 민주당 비대위 윤호중(왼쪽에서 다섯번째)·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네번째)과 박홍근 원내대표(세번째)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4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옷값 공세·법카 수사 등 놓고
정치보복 부활 위기감 팽배
강경파 “개혁 속도전” 주장
비대위, 노무현 묘역 찾기도

한 달 후 야당, 두 달 후 선거
일부선 역효과 우려 ‘신중론’

더불어민주당이 ‘거대 제1야당’ 운명 앞에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차기 권력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세에 집중하면서도 문재인 정부 말기 각종 수사와 국민의힘 역공에 대한 방어에 부심하면서다. 당내에선 최근 상황을 ‘보복정치’라고 규정하며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등 개혁 속도전을 외치고 있다. 반면 두 달밖에 남지 않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개혁 부메랑 효과를 우려하며 중도·무당층 여론을 염두에 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행정부 권력은 내줬지만 다수 의석을 차지한 입법 권력의 권한과 책임을 놓고 민주당의 고민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9 대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최근까지 당내에서는 윤 당선인에 대한 공세를 주장하는 강경론이 거세게 일었다. 172석이라는 거대 의석을 바탕으로 검찰·언론 개혁 속도전을 다시 외치기 시작했고, 윤석열 정부 첫 내각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파상공세도 예고하고 있다. 강경파 의원들은 ‘검수완박’ 등을 요구한다. 김남국 의원은 4일 KBS 라디오에서 “검찰·언론 개혁을 빠르게 해야 한다”며 “또 미루는 건 책임 정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정권이양기 기선제압 차원뿐만 아니라 대선에서 얻은 국민 절반가량의 지지를 받아들기 위해서라도 더 강한 공세와 개혁 행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들어 진행되고 있는 각종 수사와 현 여권에 대한 의혹·논란으로 강화되는 양상이다. 검찰이 3년 만에 ‘산업통상자원부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를 전격 재개한 데 이어 이날 경찰이 이재명 전 경기지사 부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를 위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하고, 은수미 성남시장을 소환조사하자 위기감은 더 커졌다. 또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옷값 특수활동비 사용 의혹에 대한 국민의힘 추궁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의원총회에서 “여러 상황이 보복정치로 돌아가는 것 아닌가 우려가 있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박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부터 개혁 속도전을 강조했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찾은 것도 위기감과 연관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개혁 속도전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 비상대책위원인 조응천 의원은 지난달 31일 MBC 라디오에서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검찰개혁 완수 주장에 대해 “몸에도 안 좋고, 맛도 없는 것”이라며 “정치개혁법과 코로나19 추경, 민생법안들은 다 어떻게 할 것이냐. 또 지방선거는 어떻게 치르자는 것이냐”라고 반박했다. 한 중진 의원은 “민주당 방어 차원에서 개혁을 하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며 “민심을 더 잃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이 검찰·언론 개혁에 반대하는 의원 20여명의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배포하고 “4월 국회에서 개혁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6월 지방선거 투표 안 한다”는 내용의 ‘문자 폭탄’을 보내자 난감해하는 기류가 나온다. 개혁 반대자로 지목된 우상호 의원 등은 “검·언 정상화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이른바 ‘개딸’(2030 여성 지지자)과 ‘개삼촌’(4050 남성 지지자)을 자처하는 이재명 전 지사의 지지자들로 알려진 사람들이 이같이 요구하면서 민주당의 고심은 깊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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