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항쟁 도화선’ 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 여사 별세···아들·남편 곁으로

2024.04.17 14:42 입력 2024.04.17 19:31 수정

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 여사(가운데)가 지난 2018년 7월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 크게 보기

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 여사(가운데)가 지난 2018년 7월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987년 6월 민주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여사가 17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1세.

정 여사는 이날 서울 강동구에 있는 한 요양병원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 빈소는 서울강동성심병원에 마련됐다.

박 열사의 형 박종부씨(66)는 “어머니는 아주 강한 어른이셨다”며 “가장 사랑하는 막내 아들 이야기를 살아 있는 자식들에게는 부담스러울까봐 평소에 잘 하시지 않았는데, 그게 가슴 아프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시며 한 세대가 저무는 것을 실감한다”고 덧붙였다.

박 열사의 대학 후배인 이현주 박종철센터장은 “어머니께서 한없이 강하게 그 시간을 견뎌오신 것을 안다”고 말했다. 그는 “여든여덟이 팔팔이니, 그 나이에 나비가 되어 펄펄 날아가겠다는 말씀을 자주하셨다”며 “그래서인지 정말 어머니가 나비가 되어 막내 아들을 만나고 계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박 열사는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7년 1월 13일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관련 주요 수배자를 파악하려던 경찰에 의해 강제 연행돼 고문받다가 다음 날 사망했다. 이 사건은 6·10 민주 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아버지 박정기씨는 2018년 89세 일기로 별세했다. 박씨는 아들의 죽음 이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에 참여하는 등 민주화 운동에 헌신했다. 정 여사는 그런 박씨를 옆에서 묵묵히 도우며 뜻을 함께했다. 박씨는 생전에 정 여사를 ‘평생의 큰 언덕’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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