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당내 결속 위한 고군분투···검찰 소환 여부 분수령

2022.11.27 14:22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내부 결속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 대표는 검찰을 정면 비판하며 ‘사법 리스크’ 돌파를 시도하고 있지만, 침묵하는 다수 의원의 마음이 오리무중이다. 이 대표가 검찰 소환 통보에 응하는지가 당내 여론에도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이 대표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계좌 추적에 나선 검찰을 향해 연일 거센 발언을 내놓았다.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언제든지 털어보라”며 “검찰이 수사를 해야지 쇼를 해서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방영된 노무현재단의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 북스> 방송에서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하다”면서 검찰의 야당 인사 수사를 “없는 사건을 만들어 덮어씌우는 방식의 새로운 국가폭력범죄”로 규정했다. 민생 집중에서 사법 리스크 정면 돌파로 기조를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이재명(친명)계 최고위원들도 ‘이재명 지키기’에 나섰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는 이재명과 정치 공동체다’라는 해시태그 달기 캠페인에 동참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독일 반나치 운동가 마르틴 니묄러의 ‘나치가 그들을 덮쳤을 때’라는 시를 낭송했다. 나치가 유대인을 탄압했을 때 침묵했던 사람들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침묵하는 의원들도 검찰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 지도부가 ‘이재명 지키기’를 위한 강공 모드로 선회한 배경에는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의 동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진상 당대표비서실 정무조정실장이 구속되자 이 대표의 유감 표명과 두 사람의 당직 정지를 요구해왔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지난 26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이 검찰과 사법적 진실 공방을 서로 주고받는 주체로 나서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 대표는 지난 23일 김 전 부원장의 사표를 선제적으로 수리했다. 친명계 의원들도 비명계 의원들 일부의 지적을 수용하면서 당 내분 수습을 시도했다.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지난 25일 MBC 라디오에 나와 “검찰이 이 대표를 피의자로 지목하고 수사하는 상황쯤에 (이 대표의 유감 등) 의견 표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태원 핼러윈 참사 국정조사가 예정된 다음 달 국면전환을 위해 검찰이 이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하리라고 보고 있다. 정 의원은 “국정조사에서 여당에 불리한 증인들이 나올 때 압수수색을 한다든가 (이 대표를) 소환할 것”이라며 “민주당을 분열시키고 다음 총선 때 영향을 미치려는 정치적 의도”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검찰 수사에 맞서 단일대오를 유지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크다.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하는지는 당내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친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가 부당한 검찰 수사에 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한 친명계 의원은 “아직 혐의 사실이 뭔지도 모르는데 간다, 안 간다고 어떻게 예단해 말하나”라고 말했다. 비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가 출석해 사법 리스크를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비명계 의원은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가능성이 커진다”며 “방탄 국회 논란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당당하게 나가서 조사받고 할 이야기도 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다음 달 5일 취임 100일을 맞아 특별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주목된다. 이 대표는 지난달 21일 대장동 특별검사제(특검) 도입 요구 기자회견을 빼고는 대표직 취임 후 정식 기자회견을 연 적이 없다. 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취임 100일 메시지를 고심하고 있다”며 “기자간담회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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