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채 상병 특검 거부 시사···“진행 중인 수사 더 지켜보는 게 옳다”

2024.05.09 15:57 입력 2024.05.09 16:39 수정

수사결과 질책 여부 질문에 “인명 사고 질책” 동문서답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해병대 채 상병 특별검사법에 대해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를 일단 더 지켜보는 것이 옳다”며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대통령실은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안타까운 죽음을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67%가 채 상병 특검법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도 있는데 이런 여론에도 불구하고 거부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공수처 수사에 대해 “이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수사관계자들이나 향후 재판을 담당할 관계자들도 모두 저나 우리 국민과 채 상병의 가족들과 똑같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열심히 진상규명을 할 것이라고 저는 믿고 있다”며 “(수사 결과) 국민께서 ‘봐주기 의혹이 있다’ ‘납득이 안 된다’고 하시면 그때는 제가 먼저 특검하자고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 외압 의혹을, 경북경찰청이 순직의 책임을 가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각각 들여다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국방부 수사 결과에 대해서 대통령이 질책했다’라는 의혹에 대해 “저도 그 현장에 며칠 전에 다녀왔지만 어떤 생존자를 구조하는 상황이 아니라 돌아가신 분의 시신을 수습하는 그런 일인데 왜 이렇게 무리하게 진행을 해서 이런 인명 사고가 나게 하느냐, 또 앞으로 여름이 남아 있고 또 홍수나 태풍이나 이런 것들이 계속 올 수 있는데 앞으로 대민 작전을 하더라도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면 안 된다, 이렇게 (국방부 장관에) 질책성 당부를 한 바 있다”고 답했다. 사망 사건 수사에 대한 외압 의혹을 물었는데 사망 사고와 관련해 질책했다는 ‘동문서답’을 내놓은 것이다.

그는 “정말 장래가 구만리 같은 젊은 해병이 대민 지원 작전 중에 순직한 것은 국군통수권자로서도 안타깝고 참 가슴 아픈 일”이라며 “그래서 이러한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고 또 희생자의 명예회복과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서 진상규명이 엄정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출국금지 상태였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주호주대사로 임명한 이유에 대해선 “출국금지는 인사 검증을 하는 정부 기관에서도 전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 전 장관이) 공수처에 작년 9월경에 고발됐다는 것은 기사를 보고 알았지만 공수처에서 소환하거나 이런 게 진행이 됐다면 저희도 검토했을 텐데”라면서도 “어디 고발됐다는 것만으로 인사를 하지 않는다면 아마 공직 인사를 하기가 대단히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공수처 수사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소환하지 않은 사람을 출국 금지를 거는 경우도 잘 없고, 또 출국 금지를 걸면 반드시 불러야 한다”며 “출국 금지를 한 달씩 걸게 돼 있는데, 그것을 두 번을 계속 연장하면서도 소환하지 않았다는 것은 저도 오랜 기간 수사업무를 해왔지만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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