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미사일 발사 파장

‘기계적’ 대기권 재진입은 성공…‘화학적’ 마모 견뎠는지는 의문

2017.07.05 22:33 입력 2017.07.05 22:43 수정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북 ‘개발 성공’ 주장 맞나

[북 미사일 발사 파장]‘기계적’ 대기권 재진입은 성공…‘화학적’ 마모 견뎠는지는 의문

북한은 5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핵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과시했다. 국방부는 “개발 성공을 단정하기는 제한된다”고 했다. 미국은 ICBM으로 인정했다.

ICBM 대기권 재진입 기술의 핵심은 탄두부가 마하 20∼30의 초고속으로 공기 밀도가 높은 대기권에 들어갈 때 발생하는 열과 압력을 견디게 하는 것이다. ICBM이 대기권에 재진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은 6000∼7000도에 달한다. 이때 탄두부가 닳아 없어지는 삭마(削磨) 현상이 일어나는데 탄두부가 안정적 형태로 깎여야 예정된 궤도를 비행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대기권 밖으로 튕겨 나가거나 대기권 재진입 직후 폭발하게 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대기권) 재돌입 시 전투부에 작용하는 수천도의 고온과 가혹한 과부하 및 진동 조건에서도 전투부 첨두(탄두부) 내부 온도는 25∼45도의 범위에서 안정하게 유지되고 핵탄두 폭발 조종장치는 정상 동작했다”고 주장했다.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과 압력으로부터 탄두와 기폭장치를 보호하는 ICBM의 핵심 기술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군 당국은 북한이 중거리 노동급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갖춘 것으로 평가하지만, 장거리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확보했을 가능성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북한 미사일이 1500∼1600도 환경의 ‘기계적 삭마’ 통과에는 성공했지만, ICBM의 대기권 재진입 환경에서 발생하는 ‘화학적 삭마’를 견뎠는지는 확실치 않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보고에서 “고난도 기술을 필요로 하는 재진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ICBM 개발 성공으로 단정하기는 제한된다”고 평가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북한의 ICBM 시험발사는 미국과 미국의 동맹, 파트너 그리고 지역과 세계에 대한 새로운 위협이 고조됨을 의미한다”고 밝혀 ICBM임을 공식 인정했다. ICBM의 핵심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를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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