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가 5%에 양보… 안철수 불출마, 박원순으로 단일화

2011.09.06 22:01 입력 2011.09.07 00:01 수정

불과 20분이었다. 지지율 50%에 육박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49)과 5%대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55)의 6일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논의는 짧게 끝났다. 결과는 안 원장 불출마와 박 상임이사로의 후보 단일화였다.

6일 오후 2시 두 사람은 서울 충정로 한 건물로 들어섰다. ‘시골의사’ 박경철 안동신세계클리닉 원장(46)이 마련한 방에 안 원장과 박 원장, 박 상임이사와 윤석인 희망제작소 부소장(53)이 마주 앉았다.

박 상임이사는 출마 이유와 당선 이후 시정에 대한 포부를 설명했다. 안 원장은 딱 세 마디, “아무런 조건도 없다. 제가 출마 안 하겠다. 방금 말씀하신 대로 꼭 시장이 돼서 그 뜻을 잘 펼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오른쪽)이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마련한 기자회견장에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로 후보 단일화를 선언한 뒤 포옹하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오른쪽)이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마련한 기자회견장에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로 후보 단일화를 선언한 뒤 포옹하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박 상임이사와 안 원장은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 단일화를 선언했다. 안 원장은 “박 변호사가 우리 사회를 위해 헌신하며 시민사회운동의 새로운 꽃을 피운 사람으로 서울시장직을 누구보다 잘 수행할 수 있는 아름답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에게 보여준 기대도 온전히 저를 향한 것보다도 우리 사회 리더십 변화의 열망이 저를 통해 보여진 것”이라며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상임이사는 “안 원장과 진심이 서로 통했고 정치권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합의를 했다”며 “두 사람 모두 서울시장 자리를 원했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진정으로 좋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에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결론을 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상임이사는 기자회견 직전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검토 중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67),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58)과 만나 야권 후보 단일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 3인은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심판하고, 민주·복지·평화를 되찾는 중차대한 전환점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선거 승리를 위해 범시민 야권 단일후보를 통해 한나라당과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등 4개 합의사항을 발표했다.

박 상임이사와 안 원장의 극적인 단일화로 서울시장 보궐선거 지형은 한나라당 후보와 범야권 후보의 양강 구도로 재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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