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풍’ 올라탄 박원순… 단일화 시너지 얼마나

2011.09.06 22:03 입력 2011.09.06 22:54 수정

‘한나라 - 범야’ 대결 예고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에 6일 합의하면서 선거 판도가 흔들리고 있다. 당장 두 사람의 단일화 시너지가 있을지, 있다면 그 폭은 얼마나 될지 주목된다. 선거 지형이 한나라당 후보와 범야권 후보의 1 대 1 대결 구도로 짜여지면서 첨예한 총선·대선 전초전으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람의 단일화는 안 원장이 조건없이 박 상임이사의 출마를 지지하는 형식으로 단출하게 정리됐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서울시장 후보를 단일화한 데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서울시장 후보를 단일화한 데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관심사는 최대 50%에 이르는 안 원장의 여론조사 지지도가 5% 정도인 박 상임이사에게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다. 두 사람의 단일화 효과로 박 상임이사 지지율에 탄력이 붙으면서 상승할 것이라는 데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한다. 일반적으로 선거에서 후보 간 단일화를 하면 상대 측 지지층을 흡수해 지지도가 올라간다는 점에서다. 이른바 ‘시너지 효과’다. 박 상임이사도 ‘안철수·박원순 연합군’ 대표로 나서면서 낮은 인지도를 극복하고 지지율이 올라갈 계기를 잡았다는 것이다. 박 상임이사가 시민후보로서의 상징성과 야권 후보로서의 무게감이 커진 것도 단일화 효과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상승폭이다. 이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의 안택수 대표는 “안 원장의 지지층에서 60%대가량이 박 상임이사를 지지할 것”이라고 봤다. 안 대표는 “박 상임이사와 민주당 후보의 2차 단일화까지 이어진다면 그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원장이 중도·온건진보 성향이라고 해도 특히 진보 성향층에서 높은 지지도를 보인 만큼 자연스럽게 박 상임이사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 경우 박 상임이사의 낮은 지지도가 상당 부분 타개되고 유력 후보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론도 있다. 안 원장의 높은 지지율이 개인의 호감도에 기인하고 있어 박 상임이사로의 큰 폭의 이동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안 원장이 박 상임이사의 지지를 선언하면서 “국가공무원 신분(서울대 교수)이다. 선거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직접적 지원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점도 변수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안 원장은 특정 정당·세력의 지지라기보다는 자신의 이력이나 호감에 의해 높은 지지도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다른 성공적인 후보 단일화만큼의 효과를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컨대 GH코리아의 지난 3일 조사에서 안 원장은 한나라당 지지층의 40.2%, 민주당 지지층의 62.2%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실제 이 중 한나라당 지지층이 진보개혁적 성향인 박 상임이사 지지로 고스란히 이어지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선거 구도는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크게 한나라당과 범야권이 대결하는 구도다. 민주당 등 야당과 시민사회가 ‘반드시 이기는 선거’를 위해 야권 단일후보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박 상임이사도 이에 적극 공감하면서 야권은 하나로 뭉칠 가능성이 많아졌다.

안 원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선거는 여야 대결, 이념적 성향으론 보수 대 진보·개혁 세력의 경쟁 구도가 될 공산이 커진 것이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여야 1 대 1 대결 구도는 정권 심판론과 오세훈 시정 심판론을 두고 그만큼 첨예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무상급식과 같은 복지 문제 등 정책 대결도 달궈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나라당도 나경원 최고위원 등 기존 후보군 이외에 외부 영입 등을 통한 무게감 있는 후보를 물색해 야권의 ‘통합후보’와 맞붙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