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선·정책 표류 박근혜호, 결국 ‘색깔’로 귀항하나

2012.10.14 22:01

당내 갈등 봉합 인선은 ‘우경화’

정책 없이 NLL 색깔공세 반복

선대위도 “어디로 가는지 몰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가 길을 잃었다.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에서부터 정책, 행보 할 것 없이 모두 방향성 없이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뾰족한 비전이나 전략도 찾아보기 어렵다. 선대위 관계자조차 “우리도 어디로 가는지 모른다. 대선 승리만이 목적”이라고 말할 정도다.

박 후보는 지난주 논란 끝에 선대위 인선을 둘러싼 당내 갈등을 봉합했지만 내부 이견은 해소되지 않았다. 선대위 인사는 후보의 지향성을 보여주는 척도다. 그러나 지난 11일 발표한 선대위 인선은 ‘해석 불가’에 가깝다는 시각이 많다.

통합과 화합을 겨냥했다지만 뉴라이트 인사가 결합한 ‘우경화’에 다름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용직 성신여대 교수와 박효종 서울대 교수, 김현장 광주 국민통합 2012 의장, 심용식 전주삼성병원장 등은 뉴라이트 단체에서 활동한 인사들이다.

(왼족부터) 김용직 교수·박효종 교수·김현장 의장·심용식 병원장

(왼족부터) 김용직 교수·박효종 교수·김현장 의장·심용식 병원장

여당의 대선 후보다운 미래 국가상에 대한 비전 제시도 미흡하다.

준비된 후보라면서 ‘100% 대한민국’ ‘내 꿈이 이뤄지는 나라’와 같은 두루뭉술한 구호만 반복하고 있다.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시대정신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선거 나침반’이 고장나면서 박 후보는 색깔론 등 과거 프레임으로 회귀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연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 발언 논란을 이슈화하면서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공격하고 있다. 한 초선 의원은 “사실인지 명확지 않은 데다 서거한 대통령까지 끌어들인 전략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 후보의 방향성 상실은 행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그의 행보는 지역 선대위 출범식 참석과 같은 의례적인 행사 참여가 대부분이다. 대선 후보 선출 직후 봉하마을과 전태일재단 방문 등 국민통합을 화두로 광폭 행보를 보인 것과 사뭇 다르다.

14일 이북도민 체육대회나 12일 월남전 참전 기념식, 8일 재향군인회 창설 기념식 방문 등 보수행사에만 잇따라 참석하고 있다.

박 후보는 줄곧 “국민만 바라보고 정책 행보를 하겠다”고 했지만 정책도 헤매고 있다. 경제민주화 담론을 가장 먼저 들고나왔지만 세부 공약은 오리무중이다.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영입해 경제민주화를 선도하고서도 주도권을 놓쳤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연일 재벌개혁 공약을 발표하는 것과 대비된다.

한 친박근혜(친박)계 핵심 의원은 “야당 후보들과 차별화를 위해 복지 이외에 성장을 이야기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 역시 나오지 않고 있다.

박 후보 주변 인물들도 그의 발목을 잡고 있다. 남기춘 당 클린정치위원장은 14일 기자단과의 오찬에서 “기자들은 하는 일 없이 월급 받는다”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박 후보의 최측근인 홍사덕 전 의원이 검찰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시인한 것도 악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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