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영욕의 5개월 마감… 단일화 협상 재개 물꼬

2012.11.18 22:31

걸림돌 치부되자 사퇴, 대선 한달 앞두고 ‘킹메이커’ 포기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60)가 취임 162일 만에 당권을 내려놓았다. 중단된 야권 후보 단일화의 걸림돌로 치부되자 재협상의 물꼬를 터주겠다며 물러났다. 하지만 이달 초 당내 새로운정치위원회가 그와 박지원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론했을 때 이미 그의 사퇴는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의 대표직은 ‘영욕의 5개월’로 갈음됐다. 시작부터 잡음과 반발이 점철됐다. 지난 4월 원내대표 경선부터 ‘이(해찬 당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담합’ 논란의 주인공으로서 당 안팎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6·9 전당대회에서 대표가 됐지만, 리더십에는 타격을 입은 채로 임기를 시작했다.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추미애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총사퇴를 선언하고 있다. | 이석우 기자  photop1@kyunghyang.com

민주통합당 이해찬 대표(왼쪽)와 추미애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1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권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며 총사퇴를 선언하고 있다. | 이석우 기자 photop1@kyunghyang.com

그의 선출은 한명숙 대표 체제가 4·11 총선 패배로 물러난 지 두 달 만으로, 또 다른 ‘친노무현(친노)계’ 부활로 인식됐다. 이·박 담합의 후폭풍은 그대로 8~9월 당 대선 후보 경선으로 옮겨붙었다.

문재인 후보가 초반 최대 승부처로 꼽혔던 제주 경선에서 예상을 깨고 압승하자 ‘비문재인(비문)’ 측 경선 후보들은 지도부의 불공정한 모바일 경선 관리를 지적하고 나왔다.

이 대표가 문 후보에게 유리한 경선 룰을 만들어 편파적인 경선 운영을 했다는 것이다.

문 후보가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 인적쇄신론으로 되돌아왔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정치혁신 바람이 더해지면서 민주당의 퇴출대상 1호로 이 대표가 지목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대표의 사퇴는 문 후보의 쇄신 의지로 직결되는 것처럼 인식됐다.

당 선대위 새정치위원회가 지난달 31일 지도부 총사퇴를 의결했지만 이 대표는 버텼다. 당 대표 권한을 이미 문 후보에게 넘겼다는 것이 이유였다. 오히려 방송 인터뷰에 나와 ‘무소속 대통령 불가론’을 펼쳤다.

하지만 단일화 협상이 중단되면서 인적쇄신 논란이 다시 제기되자 이 대표는 자리를 내놓았다. 군사정권에 맞서 싸운 민주화 운동가이자 야권의 대표적 전략가인 그는 김대중·노무현 두 대통령을 청와대로 보냈다. 이번에도 ‘문재인 킹 메이커’를 자처했지만, 선거 한 달을 앞두고 그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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