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순천 곡성 - ‘노무현의 비서’냐 ‘박근혜의 입’이냐

2014.07.25 21:44

‘예산폭탄론’에 바닥 민심 흔들

통합진보당 지지세 향배도 주목

‘노무현의 비서’ 출신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 낙승이 점쳐졌던 전남 순천·곡성 7·30 보궐선거는 ‘예산폭탄론’이 터지면서 포연에 휩싸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가 “예산폭탄을 퍼붓겠다”고 공언하면서 바닥 민심이 적잖이 흔들리는 모양새다. 두 ‘왕의 남자’의 대결에서 이 후보의 ‘호남 4수’가 성공할지, 서 후보가 명예회복을 일궈낼지 관심을 모은다.

최근 지역매체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이 후보의 ‘역전’ 결과가 나와 파란이 일었다. 당초 서 후보는 이 후보를 10%대로 앞서 있었다. 하지만 지난 17~20일 순천투데이 조사에선 45.5% 대 35.8%, 20~21일 순천KBS·여수MBC 조사에선 38.4% 대 33.7%로 이 후보가 서 후보를 앞질렀다.

[7·30 재·보선 지역 탐구](7) 순천 곡성 - ‘노무현의 비서’냐 ‘박근혜의 입’이냐

‘수도권에 집중하겠다’던 새정치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지난 22일 다급히 지역에 내려와 “새누리당 후보가 지키지 못할 공약을 남발한다”며 서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안철수 대표도 27일 순천·곡성을 방문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지난 24일 첫 호남 지원유세에 나서면서 “전국 정당이 되려면 호남 의석 확보가 중요하다”며 이 후보에게 힘을 실었다.

이 후보는 1985년 민정당 구용상 의원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광주에 출마해 1%대 득표에 그쳤지만 이를 눈여겨본 당시 박근혜 대표가 그를 발탁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07년 당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 공보특보를 맡은 이래 ‘박근혜의 입’으로 불려 왔다.

서 후보는 1992년 민주당 노무현 최고위원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의전·정무1비서관을 거친 ‘친노 직계’로 분류된다. 이 지역에서 17·18대 의원을 지냈다. 2011년 ‘박연차 게이트’에 연루돼 벌금형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했지만 ‘정치보복’이란 입장이다.

네 번째 호남에 도전하는 이 후보는 19대 총선 때 광주에서 39.7%의 득표율을 올렸지만 낙선했다. 이 후보는 중앙당 지원을 거부한 채 자전거 유세를 벌이며 정당색을 배제했다. 18대 국회 예결위에서 ‘호남 예산지킴이’였다며 “일단 1년 반(남은 임기)만 시켜보라”고 말한다. 서 후보는 “정작 청와대에 있을 때는 뭘 해줬나”라며 맞선다. 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호남 소외를 강조하며 ‘정권 심판’을 내세운다. 본인이 “역대 의원 중 예산을 가장 많이 가져왔다”며 예산폭탄론에도 맞불을 놓는다.

이 후보는 고향인 곡성에서 지지를 받지만 인구가 3만명에 불과하다. 서 후보 출신지인 순천(27만명)에 비해 절대적으로 적다. 최근 순천에 인근 광양제철소 등의 직원들이 유입되면서 외지인이 많아졌다는 점은 변수다. 지역 정서도 ‘덮어놓고 2번’은 아니었다. 19대 총선에서는 통합진보당 김선동 후보가 민주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고, 6·4 지방선거에서도 무소속 조충훈 순천시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늘 10%대를 유지해 온 통합진보당 지지세의 향방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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