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경선 패배 딛고 ‘보수 심장’서 큰 표 얻으며 TK 차기 지도자 기반
약점인 ‘독단과 불통’ 이미지 벗고 시정 혁신 공약 녹일지가 성패 관건
‘보수의 심장’ 대구지역 수장 자리는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67)가 꿰찰 것으로 보인다. 홍 후보는 2일 0시10분 현재 득표율 78.99%로 서재헌 더불어민주당 후보(43)를 여유롭게 따돌리고 당선이 확실시된다. 대구에서 압도적인 지지세를 확인한 홍 후보가 차기 대권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홍 후보는 현재 한국 정치인 중 가장 이력이 화려한 인물로 꼽힌다. 5선 국회의원, 재선 경남도지사, 당 대표, 원내대표, 대선 후보 등을 두루 거쳤다. 특유의 직설 화법과 추진력 등으로 지지층이 두꺼운 정치인이다. 최근 선거운동에서 선보인 ‘정치버스킹’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 등을 통해 20~30대의 지지도 받고 있다.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현 국민의힘인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섰다가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패하며 시련을 맛봤다. 이후 2020년 21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회 재입성에 성공하며 부활을 알렸다. 하지만 20대 대선 당내 경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지며 또다시 무너졌다. 그런 만큼 이번 지방선거는 홍 후보에게 정치적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는 중요한 전투였다.
홍 후보가 대구에서 큰 표를 얻으면서 차기 대권 도전에도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이후 이렇다 할 정치적 리더가 없는 TK(대구·경북)에서 차기 지도자 위치로 올라설 근거가 된다고 본다.
지역사회에서는 그의 약점으로 지적받는 ‘독단과 불통’의 이미지를 얼마나 긍정적으로 풀 수 있을지가 대구시장으로서의 성패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으로 본다. 홍 후보는 선거운동 기간 중 대구 시민단체가 여러 차례 질의한 사회복지·보건 분야 공약 등에 답변을 내놓지 않는 등 날을 세웠다.
대구시가 추진하던 주요 현안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홍준표 후보는 제2 대구의료원 건립 추진과 관련해 “검토가 필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2013년 경남도지사 시절 공공의료시설인 진주의료원을 폐원한 바 있다. 또 대구시 신청사 이전이나 대구취수원 다변화 등의 추진 방향도 일부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 후보는 “다시 대구의 영광을 이루겠다”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과 공항산업단지 조성 및 공항 후적지 개발, 동대구로 벤처밸리 조성 및 대구산단 첨단화·재구조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 시장으로서 가장 먼저 ‘시정 혁신’을 강조한 상태다.
그가 지닌 고유의 짙은 정치색이 얼마나 대구에 잘 섞여서 시너지 효과를 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