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리로 옮긴 北미사일 조립 단계로 들어간 듯

2009.06.01 18:07 입력 2009.06.02 09:27 수정
박성진기자

전문가들 “발사보다 긴장고조·기지 개관식용”

동창리로 옮긴 北미사일 조립 단계로 들어간 듯

북한이 지난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기지로 옮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기지 내 조립동 건물로 옮겨져 조립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1일 “평양 산음동 병기연구소에서 화물열차에 실려 동창리기지에 도착한 ICBM은 북한이 장거리 로켓용으로 제작한 3기 가운데 1기”라며 “현재 조립건물 내부로 이송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날 “동창리기지의 완성도가 80~90% 수준으로 ICBM 발사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2주 후쯤이면 언제든지 발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동쪽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는 무수단리와는 달리 동창리에서 남쪽으로 미사일을 쏘면 요격하기가 쉽지 않은 점이 미국으로서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발사대와 로켓 제어·조종시설 등이 현대화돼 발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다.

반면 ICBM의 이동이 이달 중 실제 발사될 가능성보다는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는 효과와 함께 ‘동창리기지’의 개관행사를 염두에 두고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ICBM이 동창리 발사장의 개관식에 전시적 상징성을 위해 이동됐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이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며 “핵과 미사일 문제를 김 위원장이 직접 관장하고 있음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려는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도 김 위원장은 물론 북한군 장성들의 ‘6월 동창리 방문’ 첩보를 주시하고 있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이날 “동창리기지는 발사대만 하나 있는 완성되지 않은 상태로 추적시설 등 발사에 필요한 부대시설을 식별할 수 없다”며 “발사대에 장착된 물체도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아직까지 동창리기지의 시설을 100% 작동하기에는 여건상 어려움이 있다는 게 정보 당국의 판단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로는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오는 16일 ICBM을 발사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이다.

국책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북한은 지난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때 동창리기지에서 추진체 일부를 조립했다”며 “이번에도 동창리에서 조립과정을 거친 뒤 다시 무수단리로 옮겨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북한군은 백령도에서 서북쪽으로 80여㎞ 떨어진 초도 해상에서의 합동사격훈련과 함께 고속상륙정을 이용한 상륙훈련을 강화하는 등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도 긴장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이날 “남포의 북한 서해함대사령부와 해안포 부대에서 차량의 움직임이 평시보다 증가하고 있고 해안포 부대에 충분한 실탄과 포탄이 확보돼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는 첩보가 입수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북한은 평남 순천 인근 대평리 해상에 이달 13~14일, 서해 서한만 해역에 7월 말까지 항해금지구역을 선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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