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시신 평양으로, 용의자들도 함께 떠나

2017.03.30 22:51
김진호 선임기자

지난 2월13일 말레시이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신경작용제 VX로 피살당한 김정남의 시신이 결국 북한에 인도된다. 사진은 2001년 5월4일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포착된 김정남의 생전 모습.  AP연합뉴스

지난 2월13일 말레시이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신경작용제 VX로 피살당한 김정남의 시신이 결국 북한에 인도된다. 사진은 2001년 5월4일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포착된 김정남의 생전 모습. AP연합뉴스

김정남의 시신이 결국 북한으로 송환된다. 말레이시아 국민들을 평양에 억류한 채 말레이시아 측에 김정남의 시신과 북한 국적 용의자들을 돌려보낼 것을 요구한 북한의 ‘인질외교’가 결국 통한 것이다.

북한과 말레이시아는 30일 김정남의 시신을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인도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양국 대표단은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게재한 공동성명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사망자의 가족으로부터 시신과 관련한 모든 문건들을 제출하였으므로 말레이시아는 시신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있는 사망자의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데 동의하였다”고 밝혔다.

인도를 방문중인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도 이날 블로그에 발표문을 공개하고 “사망자의 부검이 끝났고 시신을 북한으로 돌려보내 달라는 가족의 편지가 접수됨에 따라 검시관이 시신 인도를 허가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편지를 보낸 가족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북한 밖에 머물고 있는 김정남의 직계가족들에게는 인도되지 않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김정남의 첫째부인 신정희와 아들 금솔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카에 체류중이던 둘째부인 이혜경과 아들 한솔 및 딸 솔희남매는 지난달 13일 김정남 피살 뒤 제3국으로 옮긴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 중국보는 이날 오후 7시23분쯤 쿠알라룸푸르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말레이시아 항공 MH360편에 김정남의 시신이 실렸다고 전했다. 탑승자 명단에는 용의자로 지목됐던 대사관 직원 현광성과 고려항공 직원 김욱일의 이름이 확인됐다.

하지만 리지우로 알려진 또 다른 용의자가 함께 탑승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나집 총리는 북한에 억류됐던 말레이시아 국민 9명도 이날 평양을 출발, 31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광성과 김욱일 및 리지우는 말레이시아 경찰이 지난 2월22일 기자회견에서 지목한 김정남 피살사건의 용의자들이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앞서 북한 국적 이정철을 역시 용의자로 체포했지만 이달 초 평양으로 돌려보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2월13일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2청사에서 김정남이 피살된 뒤 사건 배후에 북한이 있다고 발표했지만 수사를 완결짓지 못하고 종결하게 됐다. 핵심 용의자 4명이 사건 당일 말레이시아를 떠났으며 이후 용의자들도 모두 북한으로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과의 비자면제 협정을 폐기했지만 아직 국교단절로까지는 이어지지 않았다.

김정남의 시신을 실은 은회색 차량이 3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의 국립법의학연구소 정문을 빠져나오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연합뉴스

김정남의 시신을 실은 은회색 차량이 30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의 국립법의학연구소 정문을 빠져나오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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