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의 ‘숙제’ 받은 김정은 “남측 어려움 이해” 술술 풀어내

2018.03.08 22:36 입력 2018.03.08 22:58 수정

특사단 방북 뒷얘기

김여정 “북 음식 입에 맞나”

구면 특사단 각별하게 챙겨

“남측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이해한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한 음식이 입에 맞습니까.”(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청와대가 8일 전한 문재인 대통령 대북특사단의 방북 뒷이야기다. 청와대는 이날 3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를 포함한 언론발표문 6개항 합의 과정, 김정은 위원장의 리더십, 김여정 제1부부장의 품성 등을 소개했다.

6개항 합의는 당초 우려와 달리 김 위원장이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쉽게 풀렸다고 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북한 김여정 제1부부장,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만나 비핵화, 핵·미사일 모라토리엄(유예), 군사회담, 문화교류 등 6개항에 대한 문제를 미리 던졌다”고 말했다.

특사단장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문 대통령의 ‘숙제’를 전해받은 김 위원장이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북측에 설명할 내용 4~5가지를 메모지에 적어갔다. 하지만 정 실장은 메모지 내용을 굳이 말할 필요가 없었다고 한다. 정 실장이 몇 마디를 건네자 김 위원장은 “(남측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특사단은 “북한으로서도 쉽지 않을 몇 가지 난제를 말끔히 푸는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리더십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축적된 노력, 김 위원장의 숙성한 고민이 합쳐져서 6개항이 도출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남측 언론이나 외신을 통해 보도된 자신에 대한 평가를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 평가에 농담을 하면서 여유 있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또 “전 세계의 시선과 우리 국민들이 갖는 기대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제1부부장은 구면인 특사단을 각별히 챙겼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제1부부장이 친절하게 환대했다”며 “만찬장에선 ‘북한 음식이 입에 맞습니까’라고 물어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만찬장엔 수삼삼로주, 와인 등이 준비돼 있었고 주로 마신 술은 평양 소주였다고 한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방북 이틀째인 6일 옥류관에서 진행된 오찬에서 “평양 인민들은 평양냉면을 두 그릇씩 먹는다”며 더 먹을 것을 권했다.

특사단은 “숙소인 고방산 초대소에서 KBS·MBC·중국 CCTV·CNN 등 전 세계 채널을 볼 수 있었고 네이버·다음 등 국내 포털 사이트에도 접속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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