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엔 ‘무력 과시’ 남측엔 ‘유화 손짓’

2020.10.11 21:04 입력 2020.10.11 22:59 수정

뉴스분석 -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심야 열병식’

미국엔 ‘무력 과시’ 남측엔 ‘유화 손짓’

<b>눈물 훔치는 김 위원장…모습 드러낸 신형 ICBM</b>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재난을 이겨내자고 말하다가 울컥한 듯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뉴스1

눈물 훔치는 김 위원장…모습 드러낸 신형 ICB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재난을 이겨내자고 말하다가 울컥한 듯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왼쪽 사진). 이날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뉴스1

신형 ICBM·SLBM 공개
전쟁억제력 강화 입장 재확인
“선제적으로 안 써” 수위 조절
“사랑하는 남…손 마주 잡길”
교류 재개 의지 직접 밝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일인 지난 10일 외부 위협에 맞서 자위적 전쟁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들을 대거 공개했다. 남측에는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길 기원한다”며 유화적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대선 이후를 염두에 두고 대미 협상력을 키우면서 남북관계를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심야 열병식’ 연설에서 “적대 세력들의 가중되는 핵 위협을 포괄하는 모든 위험한 시도들과 위협적 행동들을 억제하고 통제 관리하기 위해 자위적 정당방위 수단으로써의 전쟁억제력을 계속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리의 전쟁억제력이 결코 남용되거나 절대로 선제적으로 쓰이지는 않겠지만, 만약 그 어떤 세력이든 우리 국가의 안전을 다쳐놓는다면, 우리를 겨냥해 군사력을 사용하려 든다면 나는 우리의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총동원하여 응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북 제재와 군사적 압박이 지속되는 한 핵무기를 포함한 자위적 억제력을 지속해서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면서도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가운데 억제력 강화가 선제공격이 아닌 체제 수호를 위한 것임을 거듭 역설했다.

북한은 이날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길이와 직경이 늘어난 신형 ICBM과 ‘북극성-4형’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 탄도미사일과 초대형방사포 등 2019년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개발해온 전략무기들을 선보였다. 당 창건일을 앞두고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은 하지 않아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또 “사랑하는 남녘의 동포들에게 따뜻한 이 마음을 정히 보내며 하루빨리 (코로나19)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 잡는 날이 찾아오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이 대규모로 동원된 열병식에서 김 위원장이 남북 교류 재개 의지를 육성으로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지난 6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강경했던 대남 기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미 대선 이후 북·미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 남측의 중재자 역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북·미 모두 상대에 대한 메시지 수위를 조절하며 협상 여지를 두고 있어, 미 대선 이후 대화 재개를 위한 외교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11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어 김 위원장의 연설 내용과 북한이 공개한 새 무기체계들을 분석했다. 청와대는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한다”면서 “무력충돌과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남북 간 합의사항들이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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