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롱]경인운하 2년넘게 ‘티격태격’

2002.06.01 18:39

난지도 앞 한강과 서해바다를 잇는 길이 18㎞ 폭 80m의 ‘경인운하’ 건설을 놓고 건설교통부와 환경부가 2년 넘게 씨름하고 있다. 건교부는 운하 건설이 가져올 효용을 강조하며 ‘빨리 빨리’를 외치고 있는 반면 환경부는 환경파괴의 위험성을 내세우며 ‘안단테’ 박자로 대응하는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법까지 위반해버렸다. 현행법상 환경영향평가는 60일 이내에 끝내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양측이 티격태격하는 통에 2년이란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린 것이다. 건교부의 당초 계획은 2000년 6~7월쯤 환경영향평가를 마치고 연말에 착공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지난해 감사원까지 나서 “문제를 빨리 해결하라”고 촉구했지만 양측 주장은 아직 교차지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가 제동을 걸고 있는 항목은 대략 3가지다. 운하 수질문제와 서해안의 해양생태계, 재두루미 서식지의 파괴를 우려한다.

환경부는 “경인운하를 통해 흐르는 담수가 서해안에 유입되면 해양생태계 혼란을 가져온다”는 지적이지만 건교부는 “해당 해역은 조류의 흐름이 매우 빨라 담수가 유입돼도 쉽게 빠져나갈 수 있다”며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들이댄다.

운하의 한강쪽 기점 25㎞ 하류에 위치하고 있는 천연기념물 재두루미 서식지도 건교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재두루미 서식지로부터 멀리 떨어지게끔 해사(海沙)부두를 5㎞ 상류로 이동하라”는 것이 환경부의 요구다. 경인운하 착공에 대한 두 부처 담당자의 반응은 “빨리 돼야 하는데…” “협의하고 보완해야 할 게 많아서…”였다.

〈조장래기자 jo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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