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창밖의 ‘1월효과’ 수줍은 손짓

2003.01.02 18:25

올해 증시 개장 첫날인 2일 주식시장은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북핵 문제와 미·이라크 전쟁 가능성 등 외부 악재 요인이 증시에 여전히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말 낙폭 과대에 따른 상승 심리가 두텁게 형성되면서 상승세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1월에는 일반적으로 주가가 오르는 ‘1월 효과’가 재현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외부 악재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본격 상승 장세로 추세 전환이 이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수 견인 주체는 개인투자자=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지난해 폐장일에 비해 7.62포인트(1.20%) 오른 635.17로 장을 마감해 6거래일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지수 견인 1등공신은 개인투자자였다. 외국인(59억원)과 기관(1천8백60억원)이 매도세를 보였으나 개인은 2천1백억원의 매수세를 보여 상승장을 주도했다. 업종별로는 대·소형주가 강세를 보이고 중형주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철강금속, 전기가스, 통신, 비금속광물업을 제외한 전업종이 오름세를 보였다. 의료정밀, 운수장비, 섬유의복업의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거래소시장에서 오른 종목은 상한가 33개를 포함해 621개, 내린 종목은 하한가 3개를 포함해 162개로 상승 종목수가 작년 개장일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코스닥지수는 6년 연속 개장일 지수가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코스닥지수는 2.24포인트(5.04%) 오른 46.60으로 마감해 8거래일 만에 상승했고 하루 상승폭으로는 지난해 3월4일(5.5%) 이후 가장 컸다. 857개 등록종목 중 무려 730개 종목이 올라 상승종목수로는 지난해 6월28일(761개)에 이어 사상 2번째로 많은 기록을 세웠다. 전업종이 오른 가운데 인터넷,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지수 오름폭을 확대했다.

◇투자전략=증시 전문가들은 북한 핵문제 등 외부 요인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보수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조덕현 한화증권 시황분석팀장은 “북핵문제 등을 둘러싸고 이해 당사국들간의 외교적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요인으로 인한 큰 폭의 주가 하락 가능성은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팀장은 “외교적 노력에는 변수가 많고 결실을 맺기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또 다시 조정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600대 초반에는 언제든지 반등의 여지가 있으나 650~700대에는 하락 압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당분간 적극적인 매수 전략은 피하고 관망세가 좋다”며 “본격적인 매수 시점은 경기가 가닥이 잡히는 2월 이후로 미루는 것이 좋다”고 전망했다.

서한기 대한투자신탁증권 시황팀장은 “북한 핵문제와 이라크 사태가 어떤 식으로 매듭을 잡아가느냐에 따라 등락이 있을 수 있다”며 “600대 초반에서는 단기 낙폭이 컸던 저가 우량주를 중심으로 매수 전략으로 접근했다가 650~670을 전후해서는 조정 가능성이 있어 매도 쪽에 치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최병태기자 cb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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