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 얼마나 이순간을 기다렸던가!

2003.04.01 18:58

2루타 한개에 2볼넷, 3득점. 인생의 첫 무대에서 그만하면 거보를 내디뎠다고 할 만하다. 한국인 첫 풀타임 메이저리거 타자인 최희섭(24·시카고 커브스)이 생애 첫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성공시대를 예고했다.

‘빅초이’ 최희섭은 1일 뉴욕 셰이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뉴욕 메츠와의 원정 개막전에서 선발 1루수 겸 5번타자로 출장해 6타석에서 4타수 1안타·2볼넷·3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5-2 대승에 한몫했다.

최희섭은 특히 메츠의 왼손에이스인 톰 글래빈을 상대로 3회 선두타자로 나서 큼직한 2루타를 뽑아내 대형타자로서 기대에 부응했다. 올시즌 애틀랜타에서 메츠로 이적한 글래빈은 통산 242승을 기록한 대표적인 왼손투수다.

물론 홈런과 타점이 없고 삼진 2개를 먹은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풋내기 한국청년이 떨리고 흥분되는 개막전에서 출루율 50%에 3득점을 올린 것은 앞날에 희망이 있음을 말해준다.

최희섭은 경기후 “스스로 점수를 매긴다면 100점을 주고싶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지명도에서 앞선 에릭 캐로스 대신 최희섭을 개막전 선발 1루수로 낙점한 더스티 베이커 감독도 “왼손투수들을 상대로 훌륭한 타격을 했다. 중요한 순간 볼넷을 골라 팀 승리에도 기여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일단 감독의 눈에 든 것만은 분명하다.

실제로 최희섭은 이날 출루하면 잔루를 남기지 않고 100% 득점에 성공함으로써 커브스의 행운아란 인상을 남겼다.

최희섭은 1회초 무사 3루상황에서 삼진을 당한 데 대해 “처음에 흥분이 많이 됐고 여유도 없어 헛스윙했다”면서 “이후 마음을 가라앉히고 수비와 타석에서 여유를 찾았다”고 말했다.

시카고는 1회 4점을 뽑아 기선을 잡은 뒤 연타석홈런을 포함해 6타수 4안타 7타점을 올린 코리 패터슨의 맹활약과 5이닝 동안 2안타 2실점으로 막은 선발 케리 우드의 호투를 발판삼아 메츠에 15-2로 대승했다. 통산 499홈런을 기록중인 새미 소사는 투수들의 집중 견제 속에 2타수 1안타·1타점·3득점에 3볼넷을 기록한 데 만족했다. 500호 홈런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권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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