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지속 3년후엔 3~4%대로”

2003.06.01 18:55

한자릿수의 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돼 3년 후부터는 연3~4%대(회사채 기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경우 낮은 예금이자에 만족하지 못하는 시중 자금들이 부동산 등 투기성 시장으로 옮겨다닐 가능성도 적지 않다.

특히 이러한 저금리는 잠재 성장률 둔화와 설비투자 감소, 통화공급 증가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돼 저금리의 경기진작 효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일 산업은행이 발표한 ‘저금리 기조의 실태와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각 경기순환기의 평균 금리(회사채 AA- 등급 유통수익률)를 분석한 결과 1975년 6월~80년 9월 연 23.1%에서 80년 9월~85년 9월 17.6%, 85년 9월~89년 7월 13.5%로 낮아졌다가 89년 7월~93년 1월 16.9%로 높아졌다. 그러나 93년 1월~98년 8월에는 13.5%로 급락한 데 이어 98년 8월~2002년 12월에는 한자릿수인 8.1%로 떨어졌다. 이같은 금리 하락세는 실질 경제성장률에 물가상승률을 더해 적정수준인 ‘균형 금리’와 거의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이어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잠재성장률 전망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통화량증가율, 고정자본형성 증가율 등으로 2003~2008년의 금리를 추정한 결과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2003~2005년 5~6%대로 하락한 뒤 2006~2008년에는 3~4%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올들어 5.6~5.2%대로 낮아진 상태다. 산업은행은 “이같은 금리 수준은 2003~2008년간 균형 금리인 7~9%대보다 낮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금리의 배경으로는 1990년대 중반 이후 경제규모 증가 속도가 느려진 반면 시중에 많은 돈이 풀리면서 유동성 비율(실질통화잔고/잠재 GDP)이 급상승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 비율은 1980년대 평균 134.3%에서 90년대 203.6%, 2000~2002년 사이에는 345.4%로 대폭 상승했다.

또 투자 증가세를 나타내는 총고정자본형성 증가율이 80년대 평균 12.0%에서 90년대 3.5%, 2000~2002년에는 1.5%로 급락했다. 기업들이 돈 씀씀이를 대폭 줄이면서 금리 급락세를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저금리 영향으로 국제금리도 국내금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해왔고 앞으로도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산업은행은 “투자가 증가하지 않고 부동산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저금리의 부작용이 커지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권석천기자 milad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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