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의 재구성’ 49재 이후 제갈길…재결집 전망도

2009.07.12 18:11
최우규기자

이해찬·안희정-민주세력 결집

김두관·유시민-정치재개 행보

문재인 추모사업-정치와 거리

노무현 전 대통령의 49재가 끝나면서 ‘친노(親盧)의 재구성’이 시작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미뤄왔던 행보들이 민주세력 결집, 정치행보 재개, 추모·학술 사업 등으로 분화하고 있다. 이처럼 분화의 양상을 띠는 것은 아직 전체를 아우를 틀이 만들어지지 않은 데다, 현재 디디고 있는 지점이 각각이어서다.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와 최측근이던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 등은 ‘민주세력 결집’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는 최근 향후 행보에 대한 질문에 “나는 재야에 있다”고 했다. 한 측근은 12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이 전 총리는 당분간 재야 원로들을 묶는 작업과 노 전 대통령이 제안한 ‘진보주의’ 연구에도 힘을 쓸 방침”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떠오른 한 전 총리도 당분간 당과 민주개혁세력의 의사통로 역할을 할 방침이다. 한 측근은 “지난 총선 이후 고양 일산 지역위원장직을 그만둬 홀가분한 상태”라면서도 “내년 지방선거 출마 문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민주당과 친노 간 ‘풀과 아교’가 내 역할”이라면서 “서로 섭섭한 마음이 있지만, 노 전 대통령이 밝힌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자는 대의에 공감하는 만큼 작은 차이는 극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계 복귀 움직임도 있다.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측은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인배 전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은 최근 양산 출마를 선언하면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에게 도전장을 냈다.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은 입을 굳게 닫고 있다. 노 전 대통령 49재 날인 10일에도 향후 행보를 묻는 질문에 “못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정치를 재개할 것이라는 시선이 대다수다. 참여정부의 한 관계자는 “그가 신중한 것은 결국 정치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겠냐”고 풀이했다.

노 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지킨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추모사업 쪽에 기울어 있다. 그는 이날 전화통화에서 “앞으로 변호사 업무를 하면서 추모사업을 도울 예정”이라며 “제 출마 논란이 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이 계속 각자도생할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다. 노 전 대통령이 유지로 남긴 ‘진보주의 연구, 사람 사는 세상, 깨어 있는 시민’ 등을 완결하기 위해 재결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친노 신당’으로의 진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나라당에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장광근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친노인사들이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자는 구호 아래 독자 정치세력화 작업을 진행하고, 내년 지방선거에 즈음해 민주대연합 구도를 실현하려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우리 정치가 세력과 세력의 이합집산을 통해 판가름나는 게 아니고, 정책과 정당에 의해 국민의 심판을 받는 정치로 정착돼야 할 시점”이라고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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