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경제·철학·에세이… 폭넓은 독서·연구 열정

2009.08.18 16:17 입력 2009.08.18 23:36 수정
최우규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독서·연구에 대한 열정은 저술로 연결됐다.

그의 독서열은 정치적 억압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다. 감옥에서 하루 10시간 이상 독서를 했을 정도다. 종종 감옥에 갇혔던 시절을 회상하며 “아놀드 토인비나 버트란드 러셀의 책과 종교서적을 읽다가 ‘감옥에 안왔으면 이런 진리를 모르고 죽었을 텐데’라고 느낀 적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런 그의 서재를 본 이들은 두번 놀란다고 한다. 우선 서재를 빼곡히 채운 3만여권의 장서량에 놀란다. 아무렇게나 빼 본 책에 밑줄과 깨알 같은 메모가 있어 ‘이 많은 책을 훑는 게 아니라 정독했겠구나’하는 생각에 더욱 놀라게 된다.

이런 학구열은 고졸 학력이 전부인 그가 영어와 일어로 통역없이 대화를 하고, 정치인으로서는 드물게 40권이라는 저술을 남기게 했다.

그의 초기작인 <대중경제 100문 100답> <분노의 메아리> <내가 걷는 70년대> 등은 그가 ‘40대 기수론’을 내세워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면서 ‘정치적 목적’으로 펴낸 것이기는 하나 여느 정치인의 홍보용 책자와 다르다. 그의 경제관의 근간을 처음 제시한 71년작 <김대중씨의 대중경제-100문 100답>은 이후 그의 경제관·경제정책을 살펴볼 수 있게 하는 주요 자료다. 대통령 당선 후 천명한 <시중경제와 민주주의론>, 1985년 미국 망명 중 쓴 <대중경제론>도 이 책을 바탕으로 저술됐다.

소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육군교도소와 청주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가족에게 보낸 편지 29통을 묶은 <김대중 옥중 서신>에서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연들이 들어 있다. 손바닥만한 봉함 엽서에 깨알같은 글씨로 무려 5000여자를 썼던 ‘양심수’의 아픔도 묻어난다.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되게 한 햇볕정책을 담은 <김대중의 3단계 통일론> <대북 정책포용>은 노무현 정부에서도 정책기조를 이어가는 이론서다.

탈 정치적인 책으로는 정계를 은퇴해 복귀하기 전인 93년 쓴 첫 에세이집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가 대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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