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후보직을 자진사퇴한 김용준 전 지명자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계속 맡기로 했다. 도덕성 의혹으로 낙마한 만큼 인수위원장직 유지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지명자의 인수위원장직 유지 여부에 대해 “계속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인수위 관계자도 “계속 위원장직을 맡으실 것”이라고 확인했다.

김 전 지명자는 이날 오후 서울 삼청동 인수위에서 열린 정무분과 국정과제 토론회에 인수위원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그는 토론회 직후 인수위원들과 티타임을 갖고 “인수위원장직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지명자는 “(총리 후보 사퇴로) 누를 끼치게 돼 죄송하다. 인수위원장직은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박 당선인과 김 전 지명자는 토론회에서는 이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김 전 지명자가 인수위원장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도덕적 흠결이 새 정부의 정권 인수작업을 총괄하는 인수위원장의 자격과 업무 수행에 결격 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지명자가 인수위원장을) 그대로 할 경우 앞으로 일을 능률적으로 할 수 있겠느냐”면서 “나는 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박용진 대변인도 논평에서 “김 전 지명자의 도덕적인 문제로 이번 일이 야기된 만큼 인수위원장직도 수행할 수 없을 것”이라며 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했다.